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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로 350m 중 인도 23m뿐…전학시키려 위장 전입까지

위태로운 통학로 안전해질 때까지 <1> 같은 동네 두 학교 큰 안전 차

  • 박주현 기자 qkrwngus30@kookje.co.kr
  •  |   입력 : 2023-09-05 19:23:2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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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신천초 폭 3.5m 가파른 산복도로
- 불법주차 많고 아파트 단지와 1㎞ 거리
- 450m 옆 포천초, 차도·인도 구분 명확

- 신천초 앞 시차제 일방통행 시행했지만
- 계도 부족에 역주행 사고 등 효과 미미
- 학부모들 통학차 태우려 비용 부담 감수

- 전일 일방통행 주민합의 사실상 불가능
- 도로 확장도 예산 문제로 실현 어려워
- 보행자 우선도로 도입 등이 현실적 대안

지난 1일 오전 부산 북구 신천초등학교 정문 앞 삼거리에는 노란색 학원버스가 속속 들어섰다. 교통정리를 위해 경광봉을 든 배움터지킴이의 손이 쉴새 없이 움직인다. 아이들을 차에서 내려준 태권도학원 관장은 “통학로 경사가 급하고 보·차도 구분이 안 돼 있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버스를 타고 등교한다. 학교와 아파트 단지의 거리도 멀어 많은 학부모들이 인근 포천초로 아이를 전학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부산 북구 신천초등학교 정문 앞 이면도로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신천초등학교와 같은 동네에 있는 포천초등학교 통학로. 도로와 인도가 구분돼 더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원준 기자·김채호 PD
직선거리로 450m 떨어진 신천초등학교와 포천초등학교. 같은 동네이지만 등하굣길 안전만큼은 엇갈린다. 신천초는 단독주택과 소형빌라가 수두룩한 산복도로 한 가운데 있다. 학교로 향하는 이면도로의 폭은 약 3.5m다. 승용차 두 대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갈 수 있는 너비다. 이마저도 불법주정차 차량이 없을 때 얘기다. 350m가량 이어진 이면도로 중에서 학교 정문 앞 23m만 인도가 있다.

포천초 역시 통학길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문 앞에 경사진 왕복 4차로가 있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신천초보다는 낫다는 평가다. 포천초 배움터지킴이 하태신(74) 씨는 “여기는 차도하고 인도가 확실히 구분돼 있다”면서 “정문 앞 횡단보도도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이 있어 아이가 도로에 있으면 신호가 5초 정도 늦게 바뀐다”고 말했다.

신천초는 포천초의 과밀화와 인근 1176가구 A아파트 건립으로 2001년 개교했다. 그러나 취지가 무색하게 A아파트는 신천초와 1㎞가량 떨어져 있다. 당시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을 보면 시공사가 애초 아파트 맞은편에 학교부지를 마련했으나 북부교육지원청은 대지가 경사졌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시공사 부도로 아파트 준공이 지연되면서 지원청은 포천초 과밀화 문제 해결이 급해 현재의 신천초 신설로 방향을 틀었다. 대신 이 자리에는 2008년 B아파트가 들어섰다.

거리가 멀고 산복도로를 가는 만큼 아파트 학부모는 아이의 등하교를 대신 도와주는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 A아파트에 사는 김효진 신천초 운영위원장은 “학교가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아파트에 사는 학생 90% 이상은 학원버스로 통학한다. 학원비 부담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학교에서 통학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다”고 말했다.

신천초 정문 앞 직선도로는 시차제 일방통행을 도입해 등교(오전 7~9시)와 하교(낮 12시~오후 3시) 시간에 한해 일방통행이 이뤄진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차제를 시행하던 2013년 4월 오후 2시께 7세 어린이가 정문 앞에서 차에 치여 족관절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김 위원장은 “시차제 일방통행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있고 막무가내로 역주행하는 사람도 있다”며 “경찰이 계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원 북구의원도 “시차제 일방통행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주민도 일방통행해 아이들을 지켜줘야 하는데 자택이 있어 굳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전문가와 현장을 방문해 안전한 통학로를 위한 개선책을 살폈다. 도로교통공단 이환진 차장은 “보행 공간 확보를 위해 ▷시차제 차량 통행 금지 ▷일방통행 지정 ▷보행자 우선도로 도입 중 하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행자 우선도로는 차도 전체를 보도 형식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차량이 시속 20㎞까지 저속으로 운행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보행자가 도로의 전 부분으로 통행할 수 있고 운전자에게 보행자 보호의무가 강화된다. 이 차장은 이어 “정문 방향 오르막 차로 경사가 심해 차량의 양옆 도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위험하다”며 “운전자가 잘 확인할 수 있게 반사경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구는 민원을 우려해 보행로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행로를 만들면 차도 폭이 좁아지는 만큼 양방통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구 관계자는 “주민이 시차제 일방통행을 알면서도 위반하는 상황”이라며 “일방통행을 시행하기 위해선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동의를 얻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일방통행 시행 원칙은 ‘주민 동의율은 과반수로 하되 주민 반발이 극심하면 3분의 2 이상’이다. 다만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절차 없이 일방통행 지정이 가능하다.

학교 주변이 주택가여서 보·차도 분리를 위한 도로 확장은 실현 가능성이 적다. 구 관계자는 “도로를 넓히려면 주택을 매입해야 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며 “학교를 신설할 때 도로폭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책으로 “시차제 일방통행이 지켜지도록 경찰에 계도·단속 요청을 할 계획”이라며 “일방통행과 스쿨존 노면 표시가 눈에 잘 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문 앞 비좁은 이면도로 양옆으로 전봇대가 많은 것도 위험요소다. 학생들이 보행 중 전봇대에 가로막혀 차도로 불가피하게 나와야 한다. 도로 초입인 꽃사슴유치원부터 교문까지 설치된 전봇대가 10개다. 전선지중화를 해야 조금이나마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전선지중화 사업을 하려면 ㎞당 15억~30억 원의 예산이 수반된다. 지자체로부터 요청받아 통학로에서 이를 시행할 때는 한전과 정부가 각각 비용의 50%, 20%를 부담하고 지자체는 30%를 낸다. 95m 남짓인 이 구간만 사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공사 비용이 줄고 사업 우선순위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변압기와 개폐기 등 기기를 설치할 공간 마련이 중요하다. 도로가 협소하기 때문에 마땅한 곳이 없다. 학교 부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교문 유휴 공간에 설치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지자체의 의지는 물론 학교의 협조가 중요하다.

통학로가 불안하니 일부 학부모는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아이들을 포천초에 보내려 한다. 신천초 측은 지난해 ‘위장전입 및 통학구역 위반 학생들은 해당 초등학교로 복귀해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홈페이지에는 팝업창을 통해 고정적으로 ‘위장 전입학 근절을 위한 전입서류 안내’를 한 바 있다.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돼 상황을 확인하고 공문을 발송해 위장전입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정원 의원은 “A아파트가 고지대에 있어 아이들이 내리막을 내려와 위험한 교차로를 건너고 통학로가 확보되지 않은 오르막을 올라간다. 또 정문에서 학교까지도 오르막길”이라며 “학부모가 오죽하면 위장전입까지 했겠느냐”고 지적했다. A아파트에 대한 학구 조정이나 두 학교의 통폐합은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원청의 설명이다.

영상=김채호 PD

※제작지원 : BNK부산은행

◇ 신천초등학교 통학로 개선 방안

 문제점

 현재 대책

 개선책

 보·차도 구분 없음

 시차제 일방통행

 보행자 우선도로

 주거밀집지역
 좁은 도로

 스쿨존 표시 강화

 전선 지중화

 먼 통학거리

 경찰 계도 단속 확대

 보도 확보 및
 일방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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