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시민사회가 20년 넘게 ‘제1호’ 국가도시공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대 변화에 따라 유행하는 옷차림이 바뀌듯 국가공원의 핵심 가치도 달라졌다.
최초의 국가도시공원 청사진은 강 문화·역사 공원이었다. 부산연구원의 ‘둔치도의 활용방안 및 추진 전략’(2016년) 용역 보고서를 보면 낙동강 유역의 강문화와 농경 문화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문화 공원 조성으로 개발방향을 설정했다. 낙동강 하구의 역사성을 살려 전통적인 농경 문화를 복원하고 농경 체험과 교육의 장으로 선보인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둔치도가 다른 낙동강 유역에 비해 우수한 자연환경으로 꼽기 힘들고 규모도 공원 지정에 적합하지 않아 계획은 반려됐다.
이후 시는 을숙도와 맥도 생태공원으로 조성 예정지를 바꾸고 생물 다양성 보존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낙동강 하구가 우리나라 철새 종 다양성을 지키는 최대의 보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립생물자연관 자료(2022년)를 보면 낙동강 하구는 우리나라 200곳의 철새도래지 중 철새 종 다양성 1위(96종)를 차지했다. 겨울철 한 해 약 21만 마리의 철새가 낙동강 하구를 찾는다. 인간의 개발로 망가진 ‘똥섬’을 수십 년간 생태 복원 노력으로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지켜낸 역사는 제1호 국가도시공원 지정에 걸맞은 상징성을 지닌다.
기후위기 시대, 을숙도와 맥도의 생물 다양성 보전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 종 다양성 상실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는 지구의 기온이 2~3도 상승하면 최대 54%의 생물종이 멸종한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국립생태원은 2017년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경우 국내 야생 동식물 중 336종(6%)이 멸종위기에 처한다. 또 탄소 저장 능력이 높은 국내 습지의 26%인 657곳이 소멸될 수 있다. 부산대 전진현(조경학과) 교수는 “을숙도와 맥도의 생물 종 다양성 보존 가치는 기후위기 시대 국제적 희소성을 띨 것이다”며 “국가적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가도시공원으로 신속하게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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