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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31> 필리스티아와 팔레스타인 ; 블레셋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09-18 18:47:5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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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블레셋이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필리스티아(Philistia)를 음차한 말로 팔레스타인(Palestine)이라고도 부른다. 블레셋 사람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인물은 골리앗이다. 그는 이스라엘의 양치기 소년 다윗(David)이 던진 돌에 맞아 쓰러진다. 또 확실친 않지만 블레셋 여인으로 추정되는 들릴라(Delilah)도 유명하다. ‘삼손과 데릴라’라는 영화에도 나온다. 그녀는 블레셋 사람들의 사주를 받아 삼손이 지닌 괴력의 비밀을 알아내며 삼손의 머리를 깎아 버린다. 그렇게 배반당한 남자의 울분을 나타내는 팝송이 딜라일라(Delilah)다. 신나게 부르면 안 된다. 처절하게 불러야 한다.

필리스티아=팔레스타인한테 분노하는 유대인 삼손
처절한 싸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의 왕이 된 다윗=다비드=데이비드와 블레셋 사람인 골리앗, 이스라엘의 판관(判官)이자 사사(士師)였던 삼손과 블레셋 여인일 듯한 들릴라=데릴라=딜라일라. 3000여 년 전에 실제 있었던 이스라엘과 블레셋 간의 처절한 싸움 이야기다. 그 끈질긴 싸움의 모질긴 역사를 흐름으로 따질 필요가 있다.

노아의 손자인 가나안은 지금의 요르단강 서부지역에서 살며 가나안 민족을 이루었다. 대략 BC 2500여 년 전 때다. 그들이 살던 곳은 가나안 땅이 되었다. 이곳으로 유대인들이 몰려오게 되었으니 3차에 걸친 이주(Exodus)다. ①아브라함이 비옥한 초승달 지역을 따라 가나안 땅으로 들어와 살았다. 대략 BC 2000여 년 전 때다. 그때만 하더라도 커다란 전쟁은 없었다. 자잘한 분쟁이 있었다. ②가나안 땅에 기근이 들어 이집트로 가서 노예로 살게 된 유대인들이 모세의 인도와 여호수아의 지휘 아래 가나안 원주민 족속과 참혹한 전쟁을 벌이며 가나안 땅에 들어갔다. 대략 BC 1600여 년 전 때다. 그런데 BC 1200여 년 전부터 사나운 바다민족이 동지중해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들 중 크레타섬 사람들이 가나안 땅 해안가에 물고기 신 다곤을 섬기며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살았다. 이들이 바로 블레셋 사람들이다. ③유대인들이 3차에 걸친 로마와의 전쟁에서 모두 패한 후 2000여 년 가까이 뿔뿔이 흩어졌다. 1948년 가나안 땅이자 블레셋 사람들이 살던 땅으로 유대인들이 들어와 국가를 이루었다. 이스라엘이다. 중동을 대표하는 중동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지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과거 크레타섬에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와 살았던 블레셋 사람들의 후예는 아닐 것이다. 주로 이스라엘 주변의 아랍 민족일 것이다. 그래도 순혈의 아랍인은 아닐 것이다. 3000여 년에 걸쳐 블레셋인과 아랍인의 피가 섞였을 것이다. 유대인의 피도 안 섞일 수 없다. 피가 섞이면 나아진다는데 유대인 이스라엘과 블레셋인 팔레스타인은 철천지원수처럼 싸웠다. 지금도 여전하다. 둘 사이 화해를 이루려던 지도자들은 두 차례에 걸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이후 이들을 향한 두 차례에 걸친 암살이 있었다. 노벨 평화상이 무색해졌다. 지금도 폭탄과 총탄이 날아드는 땅이다. 뺏고 뺏기며…. 보복은 보복을 낳는다. 뾰족한 칼 모양 경상도 크기 쬐깐한 땅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한 국가를 이루며 살면 좋으련만…. 인간 세상은 제일 쉬운 게 가장 어렵다. 다윗 이름을 딴 캠프 데이비드에서 우직한 골리앗의 중재 아래 삼손과 딜라일라가 전향적 평화협정을 맺으면 풀리려나? 어림도 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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