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 예방책을 악용해 돈을 빼돌리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해자의 계좌를 사기에 이용해놓고, 피해에서 구제해주겠다며 돈을 갈취하는 식이다.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까지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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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금융범죄 이미지.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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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보이스피싱을 당했을 때 사기 피의자가 빼돌린 돈을 이용할 수 없도록, 피해자가 금융당국에 신고하면 피해자의 돈을 빼돌린 계좌를 즉시 지급 중지시키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한마디로 빼돌린 돈을 쓸 수 없게 만드는 제도다.
그러나 최근 이를 악용해 제3 자의 계좌를 사기 거래에 이용해 해당 계좌를 지급 정지 시킨 뒤, 정지를 풀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통장 협박’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예를 들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사기 피의자 A 씨가 피해자 B 씨에게 물건을 파는 과정에서, B 씨는 모르는 제3 자 C 씨의 계좌를 불러주고 잠적한다. 이후 C 씨 계좌로 돈을 입금한 B 씨가 금융당국에 사기 피해 신고를 하면, C 씨의 계좌가 지급 정지되는 것이다.
C 씨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계좌 하나를 못 쓰게 되는데, 이때 A 씨가 C 씨에게 접근해 지급 정지를 풀어준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채가는 식이다. 결국 B 씨는 돈을 돌려받을 수 없고, C 씨는 멀쩡한 계좌 하나를 못 쓰게 되는 셈이다. 구제신청을 해도 3개월이나 뒤에야 계좌 지급 정지를 풀 수 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발생은 줄고 있지만, 지급 정지 신청은 증가하고 있다. 즉 통장 협박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의 따르면 2020년 지급 정지 신청 건수는 2만1794건→2021년 2만3750건→2022년은 1~3분기만 해도 1만9846건에 달한다.
이에 지난 7월 ‘사기거래에 이용된 계좌가 지급 정지를 당해도, 피해 금액 외에는 거래가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한편 금융업계에선 자신의 계좌로 출처를 모르는 돈이 입금됐다면, 즉시 은행에 알리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