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 산업 특성상 노사관계 예민
- 중대재해처벌법 현장 안착 공들여
- 부산대병원 파업 노사타협 인상적
“부산 울산 경남은 자동차·조선·화학·기계부품 등 우리 경제에 핵심 역할을 하는 대형 사업장이 밀집됐고, 노사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속노조가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따라서 노사분규,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도 상존합니다. 이 같은 지역·산업 특성을 감안한 정책적 대응이 긴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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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성필 부산고용노동청장이 부울경 산업특성에 따른 노사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지역 노동·산업 환경에 대한 양성필(56) 부산고용노동청장의 진단이다. 21일 만난 양 청장은 “부울경은 노사 관계 핵심지다. 구체적으로 조선업에서 특정 기업은 타기업의 임·단협 결과를 감안해 요구사항을 정하거나 변경한다. 또한 현대차 등 특정 기업의 임단협 타결 내용은 계열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나 지역의 다른 사업장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특수한 고용형태가 주축을 이루는 화물연대나 택배노조 활동이 활발하고, 대규모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원·하청 관계에서 하청노조가 원청에 대해 교섭을 요구하는 등의 노사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며 “노사가 화합해 기업 성장에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노사관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양 청장은 1년 이상 지역의 노동 정책을 총괄했다. 그간 가장 공 들인 분야로 ‘중대재해처벌법 현장 안착’을 들었다. 양 청장은 “법 시행 이후 전국적으로 법원 판결이 나온 4건 중 2건이 우리 지역(부울경) 사건이다”며 “법이 시행된 이상 현장 안착이 중요하기 때문에 법 집행의 1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지방노동청에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 집행을 엄정히 하는 한편, 수사역량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최근 20일간 진행된 부산대병원 파업을 인상적 순간으로 꼽았다. 장시간 파업이 이어졌는데도 노사 양측 불법·부당 행위가 없었다는 것이다.
양 청장은 “통상 노조의 명분이 뚜렷하고, 사측이 원칙적인 대응을 하면 분규가 장기화되면서 악성 분규로 비화되곤 한다. 부산대병원은 파업 장기화에도 불법 점거·부당노동행위 등 불법행위나 고소·고발 없이 타협에 이르러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지역 조선업을 위해 ‘조선업 취업지원허브 TF’를 설치,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꾸려 구직자 풀 등을 구성한 점을 지난 1년의 성과로 소개했다.
끝으로 양 청장은 “노사가 법·원칙을 토대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노사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쳐 법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 노사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며 “사용자는 기업에 기여한 근로자에게 정당하고 인격적인 대우를 하고, 근로자는 기업의 실정을 감안한 합리적·현실적요구를하는 노사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숭고한 가치인 생명 존중을 실현하기 위해 산업재해예방, 특히 중대재해 감축을 위해 노사가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도 안전한 일터 조성, 취약 근로자 권익보호, 노사관계 안정,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양 청장은 1993년 행정고시 37회에 합격해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공공노사정책관, 노사협력정책관 등을 두루 거쳤으며, 산업안전보건법 해설, 다수 논문 집필 등 연구활동도 병행해 노동정책 및 분쟁 해결 전문가로 평가된다. 특히 부산고용노동청에서 과장 센터소장 청장을 역임해 부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