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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재난 관리 제각각... 온천천 사고 예방의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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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많은 비가 순식간에 쏟아져 도시가 침수되곤 하는데요. 그런 빗물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강물은 오죽할까요. 집중 호우가 내리는 날이면 도심하천이 범람한다는 소식은 이제 놀랍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 하천, 여러 지자체를 거쳐 바다로 흘러드는데요. 관할 구역이 나뉘어 제각각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되곤 합니다.

부산 동래구 온천천시민공원 일대가 빗물로 불어나 잠겨있다. 국제신문DB
지난 20일, 부산 온천천에서 급격히 불어난 강물에 휩쓸린 50대 여성이 사흘만인 23일 시신으로 발견돼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지난 7월에는 사상구 학장천에서 시민 3명이 고립돼 이 중 한 명이 떠내려가 실종된 일도 있었습니다. 산책로와 각종 운동 기구가 잘 조성돼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부산의 도심 하천에서 두 달 만에 또 동일한 문제로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산 도심하천 재난 관리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났는데요. 그 중 일관성 없는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크게 언급됐습니다. 온천천은 금정·동래·연제구를 지나 수영강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관할 하천 관리는 세 지자체에서 각각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청계천이나 대구 신천의 경우도 안전 관리에 대한 비슷한 문제가 제기돼 각 지역의 시설공단에서 통합 관리 중입니다. 부산 온천천은 폭우 발생 시 통일된 지침 없이 도시침수정보시스템, CCTV 관제센터 등 모니터링이나 과거 경험에 의존하며 개별로 감시 및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출입 차단 및 해제 시점 결정을 위한 지점별 수위, 안내 방송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데요. 이러한 관리 체계가 급박한 재난 상황에서의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 홍준혁 부산경상대 소방행정 안전관리과 교수 ] “구청에서 (관리를) 할 것이 아니라 시 차원에서 통합을 해가지고 관리를 해야될 것 같습니다. 구에서 하면 관할이나 예산 문제들이 많이 겹치게 되는데 운영 주체로서 상위 기관인 시가 나서야지 이런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온천천도 2021년 7월 ‘온천천 통합 관리협의회’가 생기는 등 통합 관리에 대한 고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협의회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회의 주제를 보면 ‘계곡수를 유지용수로 활용할 방안’ 등 주로 치수 문제를 논해온 만큼 재난 대응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뭔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온천천 일대 진출입 원격제어시스템. 국제신문DB
사실 온천천 출입 차단 및 개방 기준에 대해 운운하는 것조차 이를지도 모릅니다. 아직 온천천의 모든 진·출입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온천천은 모두 132개의 진·출입로가 있습니다. 현재 금정구와 연제구는 각각 39개, 43개 진·출입로에 원격 제어 차단문을 구축한 반면 동래구는 예산 확보 문제로 7곳에서만 시범 설치·운영 중입니다.

동래구에 위치한 하천 출입 차단 장치. 사진=오미래PD
심지어 동래구에 설치된 출입 차단 장치는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정도이거나 완전히 설치되지 않은 듯 다소 부실한 모습이었는데요. 사고가 있었던 금정구 온천천 37번 출입로와 이곳(사진) 동래구 소재 출입로까지는 고작 650m 남짓 도보 10분 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하천이라도 관리체계가 다르다는 것이 더욱 실감납니다.

한편, 이번 온천천 사고에서 제기된 문제는 통합 관제 시스템만이 아닙니다. 재난 상황 발생 시 탈출할 수 있는 출입로 수 자체가 부족하고 출입로까지의 거리가 멀다는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 홍준혁 부산경상대 소방행정 안전관리과 교수 ] “가장 손쉽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교각에 사다리를 설치해서 비상 상황으로 상판까지 올라갈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고요. 비상 대피 사다리라고 하죠. (이 사건은) 오성 지하차도 사건 이후에 비상 대피 사다리를 설치 예정이었는데 그 사이에 피해자가 생기게 된 사건인데요. 대피 시설 같은 경우에는 진출입로가 너무 광범위하게 설치 돼 있어서 비상 출입으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경사로를 더 확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산시가 주요 하천에 긴급비상대피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지난 21일 밝혔다. 사진=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온천천, 학장천, 삼락천 등 주요 하천에 긴급 비상대피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습니다. 재난관리기금 1억 9000만 원을 들여,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약 100m 이내 간격으로 비상대피용 수직사다리 38개(온천천 26개, 학장천 7개, 삼락천 5개)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입로 차단문 옆 비상 열림 버튼. 사진=오미래PD
이번 사고의 실종자 A 씨는 사고 당시 37번 출입로에서 닫힌 차단문을 보고 다시 하천으로 내려간 사이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면서 발생했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 출입로가 차단돼 있으면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요. 막힌 차단문 옆에는 비상 열림 버튼이 부착돼 있어 수동으로 입구를 개방해 재빨리 범람 구역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부산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 ] “떠내려가는 와중에 손에 잡히는 것들을 잡아가지고 구조를 기다리거나 이게 수영을 할 수가 있어도 보통은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수영이 의미가 없거든요. 많은 비로 하천 수위가 높아지거나 통제된 사실을 알게 되면 출구를 찾아서 빨리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보시면 재빨리 119 신고를 하여 주시고 물에 빠진 사람이 잡고 버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던져주시면 됩니다. 직접 구하기 위해 들어가면 절대 안 됩니다”

2021년 7월 부산 동래구 수연교 앞 온천천이 범람해 산책로와 하부도로가 통제됐다. 국제신문DB
폭우로 인해 좁고 얕은 도심하천으로 주변 빗물이 집중되면 유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운동 시설 및 산책로가 빠른 속도로 물에 잠기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봐왔습니다. 이번 온천천 사고 발생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천 수위가 상승 직전 0.48m에서 2.14m까지 단 1시간 만에 4배가 차올랐는데요. 순식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잦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게릴라성 집중호우’, ‘극한 호우’ 등 새로운 이름들이 등장할 정도인 요즘, 도심하천 관리 이대로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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