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부산 연제구 DL이앤씨 산하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 추락 사고(국제신문 지난달 14일 자 10면 등 보도)로 아들 고(故) 강보경(29) 씨를 잃은 유족이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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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제구 거제동 35층 규모 대단지 아파트 신축 현장이 공사로 분주하다. 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지난 8월 11일 오전 10시 10분 께 창호 교체 작업을 하던 20대 A 씨가 창호와 함께 20m 아래 지하 1층으로 떨어져 숨졌다. 김영훈 기자 |
‘디앨이앤씨 중대재해 시민대책위원회’는 4일 서울 DL이앤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회 발족에 따른 투쟁을 선포했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DL이앤씨 소속 사업장에서는 7건의 중대재해가 발생, 강 씨를 포함한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단일 업체 단위로는 가장 큰 규모다. 위원회는 DL이앤씨 사업장에서의 사고 빈발을 계기로 발족했다.
이날 고인의 누나 지선(33) 씨는 “사고 장소에는 안전벨트를 걸 고리나 안전망도 없었다”며 “현장에서 3인1조로 근무한다는 말에 동료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으나 동료들의 연락처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해 (당시 사정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고인은 신축 현장 6층에서 창호 교체 작업 중 20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지선 씨는 또 고인이 서명한 근로계약서가 위조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고인은 대부분 한문으로 된 사인을 하는데 근로계약서는 도장으로 서명된 것으로 보아 사고 후에 위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DL이앤씨 중대재해 근절 및 고 강보경 일용직 하청노동자 사망 시민대책위원회’ 발족을 선언하고, 사고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회사에 전달했다.
유족은 지난달 19일에도 민주노총과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개최한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순회 투쟁’에 참여하고자 같은 자리에 섰었다. 당시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는 “강 씨는 사고를 당한 내 아들(김용균 씨)과 같은 94년생”이라며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 사회적 참사를 겪은 유족들은 왜 진상규명을 위해 발길 닿는 곳마다 납작 엎드려 빌어야 하느냐”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