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잦았던 올해 20회 전후씩 운영
- 온천천 사망 사고 등 대응 늦어져
- 부산진구, 예찰강화 등 개선 나서
지자체가 기상 악화 등으로 자연재해가 예상될 때 공무원을 소집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현장이 아닌 사무실에서 대기해 머릿수만 채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 배치 인력을 대폭 늘려 운영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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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일 온천천 실종사고 당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국제신문 DB |
4일 부산 기초지자체에 따르면 기상특보에 맞춰 재해 상황에 대비할 재난비상근무조를 편성해 운영 중이다. 비상근무는 3단계로 나뉜다. 태풍예비특보나 호우주의보처럼 기상 상태가 나빠지기 직전에는 안전도시과 등 재난관리부서와 협업 부서 직원 일부를 동원하는 1단계가 발령된다. 경보로 격상되면 2단계에 돌입해 직원 3분의 1이나 4분의 1을 대기시킨다. 재난으로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3단계가 발령돼 직원 절반이 나와야 한다. 비가 잦았던 올해는 기초지자체마다 20회 전후로 재난비상근무조를 편성·운영했다.
문제는 재난비상근무조가 재해 예상 현장이 아닌 사무실서 대기한다는 점이다. ‘큰일’이 터지지 않는 한 상황 종료 때까지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키다 퇴근한다. 현장 투입은 지하차도가 침수돼 차량을 통제해야 하는 것처럼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야 이뤄진다. 비상대기 중인 근무조에게 구체적인 상황 대응 지침이 주어지는 경우도 드물어 역할이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현장 배치 인력을 늘려 재난비상근무조 운영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년 전부터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도 자주 발생해 재해 예방 역량을 키워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최근 발생한 온천천 사망사고(국제신문 지난달 21일 자 8면 등 보도)는 현장 배치 인력이 부족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 A 씨는 불어난 강물에 휩쓸리기 직전인 오후 5시45분~5시49분 관할 지자체인 금정구에 전화를 걸어 자동 차단된 온천천 진입로를 넘지 못해 도움을 청하려 했으나, 통화 음질이 나빠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당일 금정구는 오후 4시30분 호우예비특보 발령에 따른 비상 1단계를 내린 상태였다. 그러나 재해 현장 거점 근무자 투입은 없었다. 현장에서 위험을 알리는 도로단속원도 이날 오후 5시30분 이후에야 투입됐다.
공무원들 사이에도 이런 문제점은 꾸준히 지적됐다. 부산진구처럼 2단계 기준 소집 인력을 4분의 1에서 6분의 1로 줄이는 대신 재난비상근무조에 구체적 역할을 지정해 재해취약지 예찰이나 현장 대응에 나서는 등 상황 발생 시 활동을 체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기초지자체도 있다.
부산지역 기초지자체 한 공무원은 “현재는 ‘일단 모여라’는 식으로 직원을 부르는데, 한 달에도 몇 번을 밤늦게 사무실에 모여 아무것도 안 하다 퇴근한다. 직원 편의든 실제 재해 예방이든 어떤 측면에서 생각해 봐도 현행 방식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