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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 없인 의대 증원 ‘무용론’

정부 ‘정원 확대’ 추진 속 부산대 등 국립대 병원장 “필수·공공의료 충족 안돼”

격차 해법 요구 한목소리

  • 안세희 ahnsh@kookje.co.kr, 김미희 기자
  •  |   입력 : 2023-10-18 19:32:41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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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필수 공공의료 인프라 강화와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의사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의사제는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된 인력이 10년간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2020년 정부가 제안했다. 소아과 산부인과 등 필수 진료과목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의사 정원을 늘리려는 취지인 만큼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부산시교육청 별관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의 부산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부산대학교, 경상대학교, 부산대치과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부산대학교 차정인 총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18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부산대 차정인 총장은 “의사 단체가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의사 수를 대폭 늘려도 필수의료·공공의료 인력 부족 해소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라며 “국립대 총장들과 이야기 해보니 지역인재 전형이 지역 의사 확보에 도움이 된다. 일종의 의무복무 트랙을 만드는 게 어떠한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차 총장은 “부산대 의대는 이미 정원의 80%를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해 지역 의사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의무복무 10년·20년 등의 입시요강을 만들면, 선발 인원만큼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 공공의료 지역의사로 일하는 것이 즉시 가능해진다. 적극적인 수단을 쓰면서 정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차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의대 증원만으로는 애초 목표인 필수·공공의료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의료인력 수도권 편중 현상이 가속화하고, 필수과 의사 지원자는 급감하는 만큼 의사 수만 증원해서는 수도권과 일부 인기 과목 의사 수만 늘리는 격이기 때문이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과 안성기 경상국립대병원장도 이날 국감장에서 “의사가 많이 나온다고 해도 필수의료 인력 담당 의사는 많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두 병원은 모두 비인기과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올해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립대병원장들의 이 같은 의견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왔다. 전날 열린 교육위 국감에서 남우동 강원대병원장은 “의료 인력 확충은 꼭 필요하다. 지금 확대해도 (10년 뒤에 현장에 배출되니) 늦다”며 열악한 지역 의료 시스템을 살리기 위한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 또한 “지역 필수·중점 의료 처리를 위해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제도와 지원이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필수 공공 지역의료 기반 확충을 위한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숫자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일부 인기 의료분야 의사만 늘고 수도권 집중 등 의료 편중 왜곡이 심화해 이공계 인재의 의대 쏠림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만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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