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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부산대교 위를 달리는 시티버스 안, Nikon D850 Nikkor lens 24-120 F4, F/10, 1/400초, ISO-400, 24㎜ 상당 |
봄은 멀리서 오지만
가을은 가까이서 오지
봄은 들떠서 오고
가을은 부산하게 오잖아
가을은 사람들의 등을 떠밀며
서둘러 짐을 챙겨
기차를 타게 하고
버스를 타게 하지
사람들은 마치
가지 못한 길을 기어코 가듯
풀어놓지 못한 사랑의 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기지
어디론가 길을 나서면 반드시
풀어놓을 곳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그러나 가을바람을
수도 없이 맞아 본 사람은 알지
누군가는 그 보따리를 잃어버리고
황망한 눈빛으로 돌아오고
또 누군가는 길에 버린 채
체념하며 돌아온다는 것을
세상에 딱 한 사람만이
더 커진 보따리를 들고 와
깊은 가을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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