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사거리에서 발생한 택시 역주행 사망 사고(국제신문 지난 8월 7일 자 11면 보도)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사고 당시 운전사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21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국과수로부터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70대 택시 기사 A 씨가 버스와 충돌할 때까지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받았다.

지난 8월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사거리에서 택시와 버스, 승용차 등이 부딪친 사고 현장.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창원소방본부 제공

EDR은 차량에 충돌이 발생해 에어백이 터지기까지 5초 동안의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 분당회전수(RPM) 등의 작동 여부를 기록하는 장치다. 이 때문에 EDR은 이번처럼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 발생 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하는 데 주로 쓰인다.

앞서 지난 8월 5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사거리에서는 A 씨가 몰던 택시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달리다 맞은 편에서 우회전하려던 승용차를 친 뒤 신호대기 중이던 시내버스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 씨와 택시 승객 50대 B 씨가 숨지고, 버스 기사 등 7명이 부상을 입었다.

국과수는 특히 사고 당시 택시의 분당 회전수(RPM)가 1만 RPM에 달했으며 브레이크 제동 흔적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사고가 나기 전 택시 속도는 시속 약 120㎞였으며 최고 140㎞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국과수는 분석했다.

사고 직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블랙박스는 칩이 파손되는 등 훼손이 심해 결국 복원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택시 주변을 함께 달린 차량의 블랙박스를 통해서라도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제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피의자인 A 씨와 피해자인 50대 승객 B 씨가 모두 사망한 만큼 곧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