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교육 현장에서] 행복 피어나는 교실을 꿈꾼다

  • 차수영 연천중 교사
  •  |   입력 : 2023-10-23 18:38:26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선생님, 선생님이라서 행복하세요?” 졸업한 첫 제자가 얼마 전 나를 찾아와 던진 질문이다. 선뜻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최근 교직에서 일어난 가슴 아픈 일들이 우리 모두의 아픔으로 다가오면서 ‘선생님’과 ‘행복’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교직에 들어선 지 2년 차인 신규교사이다. 첫 제자들이 생긴다는 생각에 들뜬 것도 잠시,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돌발 상황에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수업 시간에 책상 위에 물을 뿌리는 학생, 교실 앞에 나와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학생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웠다. 기대와 다른 현실, 그리고 돌발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작아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전쟁 같았던 첫 해가 지나고 2년차가 되며, 조금은 익숙해졌을 것이라던 나의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새 학년이 되고 모든 것이 리셋 되며 새 학생들을 만났다. 유난히 활발한 우리 반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하기 힘들 때도 많고, 짓궂은 장난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학교 현장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교사가 되니 수업이 전부가 아니었다. 내가 기대한 것과는 다른 학교생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나를 선생님으로 살게 하는 것은 나의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이다. 과격한 몸싸움, 학교 기물 파손 등으로 속상하게 하던 학생들이지만, 복도 끝에서부터 ‘선생님~’하고 부르며 달려와 안길 때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를 유난히 힘들게 했던 학생이 스승의 날에 보내 온 감사 편지 한 장, 원하는 고등학교 진학에 성공하여 학교생활이 즐겁다는 학생의 메시지, 장기자랑 무대에서 ‘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치는 아이들. 학생들로 인해 힘들다가도, 아이들의 따뜻함에 웃게 된다.

신규교사의 좌충우돌 삶을 행복하게 꾸려 나가게 하는 또 하나의 원동력은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따뜻한 선배 교사, 동료 교사들이다. 서툰 모습을 지적하기보다는 조언과 격려로 보듬어 주시는 선배 교사, 학부모로부터 온 첫 민원 전화로 울고 있던 나를 토닥여 준 동료 교사, 늘 ‘너는 최고야’를 외쳐 주시는 등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전해 주는 위로에 무너진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럴 때면 나도 힘을 주는 멋진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선생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요즘이다. 교실이라는 공간이 마치 사각의 링에 오르는 것처럼 두렵다는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나와 같은 신규교사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교사라는 직업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힘이 되어주는 아이들, 동료 선생님들이 있어서 오늘도 나는 아이들의 꿈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행복한 교실을 꿈꾼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7. 7‘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8. 8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9. 9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10. 10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8. 8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9. 9野 유용원 “21사단 北 철책선 MDL 남쪽 지역 설치…MDL 침범 광범위”
  10. 10국민권익위, 울산 광역 및 기초의회 위반 사항 무더기 지적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3. 3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6. 6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7. 7‘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8. 8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9. 9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10. 10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