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신호·표지판 스크린에 결합
- 국내 첫 시도로 예산 100억 필요
- 용역 내용 알려지자 안팎서 논란
- 시야 가리고 사고 유발 가능성도
부산 연제구가 연산교차로에 운전자 시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조명 탑을 설치하는 용역을 추진해 논란(국제신문 지난 4월 24일 자 2면 보도)을 빚은 가운데 최종 용역에서는 예산 100억 원을 투입해 13m 높이의 ‘스마트 링’ 구조물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놔 뒷말이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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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가 연산교차로 명소화 사업 일환으로 구상 중인 상징 조형물. 연제구 제공 |
1일 부산 연제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연산교차로 명소화 사업’ 마스터플랜 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주석수 연제구청장과 부산시, 부산교통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 25명이 참석했다. 구는 마스터플랜 용역을 토대로 국비 30억, 시비 30억 원 등 약 100억 원을 들여 2026년까지 상징 조형물과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앞서 구는 지난 4월 중간 용역 결과로 연산교차로 내 교통섬 6곳에 조명 탑을 설치해 교차로 일대를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러자 구의회 등을 중심으로 빛 이벤트로 인해 운전자 시야 방해와 교통사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구는 조명 탑 계획을 폐기하고 최종 용역 결과로 ‘스마트 링’ 형태의 상징 조형물 설치 계획을 내놨다. 보고서를 보면, 해당 조형물은 높이 13m 지름 6m의 대형 스크린이 교차로를 원 모양으로 빙 두르는 형태로 기존 신호 체계와 표지판을 스크린에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구는 복잡한 가로 정비와 함께 지자체 홍보와 연산교차로만의 이미지 연출을 기대효과로 꼽았다. 전국적으로 6차로에 대형 스크린 형태의 상징물을 설치한 선례는 없다.
최종 용역 결과를 두고 구 안팎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여전하다. 최종 보고회장에서는 교차로 내 시야 차단, 방향 오인 등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경찰과 교통공사 등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연산교차로는 이미 ‘교통지옥’으로 악명 높다. 실제 부산에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기존 광고판에 더해 대형 스크린까지 생기면 빛 공해 피해도 가중된다는 것이다. 연산교차로 일대는 부산시가 지정한 조명환경관리구역 4종에 해당한다.
시민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연제구의회 권성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산교차로 상권 활성화라는 의미는 좋지만, 최소한의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100억 원대 조형물을 만들겠다는 용역 결과물은 사업 취지 훼손은 물론이고 세금도 낭비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구는 최종 용역 결과를 토대로 2024년 실시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스마트 링 조형물이 용역 최종 결과물은 맞지만, 아직 검토 단계로 부산시와 경찰 등 유관 기관 협의를 거쳐 최적안을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