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 과정 외 출제 ‘위법’ 판단
- 4개 초교는 특정대상 우선 선발
- 특혜 소지 논란에 전수조사키로
사립초등학교의 인기(국제신문 지난 27일 자 4면 보도)와 함께 입학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부산의 일부 학교가 입학 전형에서 영어면접을 실시하거나 특정 대상자를 우선 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교육청은 시내 사립초 전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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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교육청 전경. 국제신문DB |
부산시교육청은 A 사립초가 2024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영어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하게 하고, 인터뷰 형식으로 영어 수행 능력을 평가한 사실을 적발하고 감사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상 입학 단계 이전의 교육 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해 평가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게 시교육청의 판단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에도 이 같은 영어 면접을 실시했던 것으로 시교육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입학 단계 이전인 유치원에서는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며 “A 사립초의 선발과정은 입학 전 단계부터 영어 사교육을 조장할 우려가 있어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규교육 과정 내에서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가르치고 있으며, 흔히 통용되는 ‘영어유치원’은 공교육기관이 아닌 학원의 일종이다.
시교육청은 또 A 사립초를 제외한 나머지 사립초 4곳이 2024학년도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설립자·이사장 직계비속 ▷재학생 동생 ▷교직원 자녀 등 특정 대상자를 우선 선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까지 모두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는데, 올해의 경우 특정 대상자를 먼저 뽑은 후 잔여 정원만 일반 학생을 선발했다. 학교장의 자율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위법은 아니지만, 시교육청은 특혜 소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부산지역 사립초의 신입생 선발 전형이 기회균등과 공정성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판단에 시교육청은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이들 학교의 위법 여부는 다음 달 ‘교육과정 정상화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시교육청은 “심의위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관련자 신분상 처분, 재정지원 삭감, 학급 수 감축 등의 제재까지 고려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사립초 입학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던 만큼 시교육청도 사전에 문제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재학생 동생 우선선발 금지’ ‘합리적인 입학전형 계획 수립과 실행’ 등의 내용을 담은 사립초 입학전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하윤수 시교육감은 “법령에 어긋나고 특혜 소지 논란이 있는 입학전형은 부산시교육청이 강조하는 공정하고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에 전면 배치되는 행위”라며 “사립학교들의 입학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고 불합리한 전형은 즉각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립초는 코로나19 당시 국공립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교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부모 선호가 높다. 지역 사립초 5곳의 평균 입학경쟁률은 10대 1이며, 가장 경쟁률이 높은 곳은 17대 1에 달했다. 다만 어린 학생들에게 ‘새벽 등교’ ‘종일 학교’ 등 사립초 운영시스템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논란이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