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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굳게 믿었는데” 시민 실망감…정부 PT 내용 혹평도

“최선 다했는데 부산 29표라니…” 늦은 밤 투표결과 격차에 분통

  • 박수빈 기자 sue922@kookje.co.kr
  •  |   입력 : 2023-11-29 20:07:41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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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스타일 전주에 K-팝 일색
- PT 영상 허술한 콘텐츠 비판
- 언론의 띄워주기 보도 지적도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대한민국 부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참패하자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투표 결과를 지켜봤던 시민은 큰 실망감에 휩싸였다. “29표밖에 받지 못한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정부의 외교 역량부터 재정비하라”는 따끔한 질책을 하는 시민도 있지만 정부와 부산시의 판세 분석과 전망이 실제 투표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8일 밤부터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한 시민 응원전’에 참가한 시민이 투표 결과가 나오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부산은 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의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2차 결선 투표에 오르기는커녕 1차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치면서 리야드(119표)에 크게 뒤졌다. 유치를 포기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탈리아 로마(17표)와의 표 차이도 고작 12표에 불과할 만큼 처참한 성적이었다. 정부와 시는 1차 투표에서 리야드의 독주를 견제하고, 2차 투표에 진출한 뒤 맞대결을 펼쳐 대역전에 성공하겠다는 계획과 판세 분석 등을 내놨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이는 신기루에 가까울 정도였다.

부산진구 주민 이수진(24) 씨는 “엑스포 실사단이 방문했을 때 손님맞이로 난리를 치고도 얻어낸 표가 겨우 29개밖에 안 되느냐. 너무 속상하다”며 “이제와서 보니 ‘부산은 준비됐다’는 구호는 그야말로 부산시만의 외침에 불과했던 것 같아 아쉽고 허망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특히 투표 직전까지 박빙의 판세를 운운했던 정부와 부산시에 화도 난다”고 심정을 전했다.

한 지역 대학교수는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만 했더라도 시민의 허탈감은 덜했을 것”이라며 “정부와 부산시의 판세 전망과 전혀 다른 투표 결과를 보고 굉장히 불쾌한 기분이 든 하루였다”고 말했다.

부산시민회관에서 밤새 투표 결과를 지켜봤다는 50대의 한 전문직 종사자는 “정부와 부산시의 말만 듣고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간절히 소망했는데, 투표 결과를 보니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고 정부와 시를 비난했다.

SNS 등에는 최종 발표에 사용된 부산의 영상을 비판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10년도 더 전에 유행했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홍보영상의 수준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왔다. ‘강남스타일’의 전주로 시작되는 이 영상에는 유명 K-팝 가수들이 잇따라 등장한다. SNS에서는 “부산을 홍보하는 데 강남스타일이 웬 말이냐” “부산의 특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영상”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1980년대 수준의 고루한 영상”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허술한 홍보 영상이 전국적인 논란이 된 것을 잊었다”는 비아냥도 찾아볼 수 있었다.

부산지역의 한 영상감독은 “(제작)업체의 기획력·연출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실제로 외주 작업을 해보면 발주처의 ‘높으신 분들’이 원하는 수준의 영상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비꼬았다.

여기에 정부와 시의 자신만만했던 판세 분석을 인용, 보도한 언론 등 엑스포 유치에 앞장섰던 오피니언 리더들을 향한 비판 여론도 비등하다. 기사 댓글 창에는 “언론은 정확한 정보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시의 설명만 듣고 너무 띄워준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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