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인 레이카운티(4470세대) 인근의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원형 육교를 설치하는 예산 편성을 추진한다. 부산진구 초읍동에서 연제구 거제동을 잇는 왕복 12차로의 넓은 도로를 건너 통학을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레이카운티 학생들이 창신초로 등교하기 위해서는 12차로 내리막길인 월드컵대로를 지나야 한다. 국제신문DB

부산시는 부산시의회의 요청에 따라 내년 4, 5월께 창신초 앞 스쿨존에 원형육교 설치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하겠다고 6일 밝혔다. 원형육교는 지난 7월 만덕초읍터널(아시아드터널) 개통으로 월드컵대로의 차량 통행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 아파트 단지에서 12차로의 도로를 지나 창신초등학교를 다녀야 하는 학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국제신문 지난 9월 27일 자 9면 보도)된 것이다. 육교 건설에는 100억 원 상당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이 확보돼 공사가 시작되면 약 3년 뒤 육교가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시의회 안재권(연제1) 해양도시안전위원장은 시와 지자체 외 부산시교육청도 통학로 안전 개선을 위한 재정적 지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부산시 학교 교통안전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안 의원은 “시 예산과 함께 연제구와 시교육청의 재정 지원을 받아 원형육교를 하루라도 빨리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또 창신초와 함께 이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 다닐 거제초의 통학 안전을 위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제구는 거제초 앞 통학로에 안전 펜스를 설치해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확보하려 했지만 일대 상인의 강력한 반대에 막혀 사업을 연기했다. 이곳의 보행로는 성인 2명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좁고, 상가 앞에는 배달 트럭과 가게 이용객의 차량이 주·정차된 경우가 많아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관계기관이 거제초에 통학버스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것은 연제구에서 거제초가 최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기관들이 입주 전부터 여론의 주목을 받던 이 아파트의 통학 안전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을 두고 타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을 논하는 의견도 나왔다. 40대 학부모 A 씨는 “통학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반갑지만 통학 환경이 이곳보다 훨씬 열악한 지역이 부산에는 수두룩하다. 원도심의 산복도로에 사는 학생들의 통학 안전도 함께 신경쓰길 바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