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일제강점기 노면 전차가 운행을 시작해 시내버스가 본격적으로 운행하기 시작한 1960년대까지 사실상 유일한 시민의 교통수단 역할을 맡았다. 부산우체국과 동래관광호텔 구간의 동래선을 비롯해 대청동선, 영도선 등 총 6개 노선을 운영하며 1968년에는 하루 25만 명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운영사 한국전력이 부산시에 인수를 제의했고 이에 싼 값에 전차 사업을 인수한 부산시는 전차를 철거하고 대형 시내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68년 5월 20일 전차 운행은 일제히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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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7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범내골 구간 개통을 축하하는 설치물이 범어사역 앞에 설치돼 있다. 국제신문 DB |
이후 유일하게 시민의 발 역할을 맡아온 시내버스는 20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다. 다름 아닌 또 다른 ‘시민의 발’ 역할을 맡게 될 도시철도다. 1985년 7월 도시철도 1호선의 범어사역~범내골역 1단계 구간이 개통하면서 부산 시내버스는 크나큰 위기를 맞는다. 이후 도시철도는 1994년 6월 1호선 전체 구간이 개통했고 이어 잇달아 2~4호선과 동해선이 개통하기에 이르렀다.
부산 시내버스 업계는 도시철도 운행이 존립을 위협할 것이란 위기감에 휩싸였다. 도시철도 노선과 중복되는 버스 노선은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도시철도 공사 기간 도로를 막고 작업이 진행돼 운행 횟수가 크게 줄어든 시내버스 업계의 어려움은 2호선, 3호선이 개통함에 따라 더욱 커졌다. 여기에 더해 시내버스 업계는 주요 노선이 도시철도와 겹치며 운행 노선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큰 홍역을 앓았다.
경쟁 관계의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는 2007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앞두고 환승할인제가 시행되면서 상생의 길을 걷는다. 도시철도는 2002년 7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선 승객 수가 환승할인제 시행 후 다시 늘었다. 시내버스는 도시철도 역과 주변 주거 상업지역을 연결하는 노선 재조정을 통해 도시철도와 역할을 분담했다. 이같은 환승할인제의 시행과 정착은 앞서 1996년 도입한 하나로카드와 같은 교통카드가 일상화했기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