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약 위반 한전에 구상권 계획”
- 조상진 시의원 “시민이해 구해야”
부산시가 서구 천마산터널과 사하구 을숙도대교를 연결하는 장평지하차도의 개통이 지연된 데 따른 배상금 120억 원을 예산으로 편성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시는 한국전력공사의 지장물 이설 과정에서 공사가 길어졌다는 이유를 들며 한전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했지만 10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의 규모는 물론 이와 관련한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시민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구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4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조상진(남1) 의원에 따르면 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장평지하차도 준공 지연배상금으로 120억 원을 책정했다. 장평지하차도는 지하차도 1410m, 터널 590m, 도로정비 구간 310m 등 총길이 2310m의 왕복 4차로로, 천마산터널의 사하구 구평동과 을숙도대교 입구의 신평동을 연결한다. 국비와 시비 2526억 원이 이 도로 건설에 들어갔고, 2016년 말 착공해 올해 2월 준공, 개통됐다. 시는 천마산터널 민간투자사업 실시 협약에 따르면 천마산터널이 2019년 3월에 개통해 장평지하차도는 늦어도 2021년 3월에 준공됐어야 하지만 공사가 길어지면서 준공 예정시기보다 23개월가량이나 늦은 올해 2월에 지하차도가 개통됐다.
시는 구상권 청구 움직임에 한전은 귀책사유가 없다고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 측이 ‘시와 사업자가 협약을 맺고 나서, 관로 이설에 대한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귀책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책임소재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시 고위 관계자는 “협약 위반에 따라 시가 120억 원을 사업자 측에 배상해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협약 위반의 주된 원인이 한전의 전선설비 이전의 지연 탓인 만큼 우선 예산으로 배상금을 지급한 후 한전과의 소송을 통해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상진 의원은 “준공 지연으로 인한 잘못으로 120억 원이라는 배상금을 편성하면서도 시는 사과는커녕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시가 책임 있는 자세로 시민이 납득할 만한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면 예산안 심사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