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부산의료원이 감염병전담병원 운영 종료 후 환자의 발길이 줄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와 내년 책정된 부산시의 예산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당장 다음 달 직원 월급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다. 부산 등 전국 35개 의료원이 지난달부터 상경해 정부와 국회 등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 ‘공공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
| 정지환 보건의료노조 부산의료원지부장이 이달 서울 국회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노조 제공
|
11일 부산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올해 적자는 132억1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적자도 36억8600만 원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동안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의료기관 손실보상 개산급과 코로나19 회복기 손실보상금 등으로 지금까지 겨우 연명해왔다.
의료원이 2020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장기간 감염병을 전담하다 보니, 기존 일반 환자가 민간 병원으로 이탈해 적자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의료 공백으로 일반 환자와 의료진의 상호 신뢰 관계 형성도 더디고, 환자도 의료기관 변경 시 재검사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 1~10월 의료원의 입원·외래·검진 환자는 24만1684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36만664명보다 32.9%나 줄었다. 특히 의료취약계층에서 더 많은 환자가 줄었다. 의료급여를 받는 입원환자는 같은 기간 56.8% 줄었고, 외래환자는 21.8% 감소했다. 543개 병상의 연간 평균 가동률도 2019년 81.6%를 기록 했다. 지난 3월 감염병전담병원 운영 종료 후 4~10월에는 40.6%로 절반 가량 줄었다.
시의 예산 지원도 부족하다. 올해 시가 경상보조금(공익진료 결손분)으로 지원한 예산은 24억8000만 원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까지 공익진료 결손분으로 매년 50억 원씩 지원했지만, 절반 수준이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으로 43억400만 원을 책정했는데, 이마저도 의료원 정상화를 위해서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이에 부산 등 전국 35개 의료원은 정부와 국회에 손을 내밀었다. 부산의료원 등이 소속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달 8일부터 상경해 국회 앞에서 농성장을 마련하고 단식 투쟁 등을 하며 지원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국회 복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는 감염병 대응에 따른 손실보상 지원을 위해 정부안 126억 원을 3022억 원으로 증액해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해 놨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데,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의료원 직원은 당장 다음 달 월급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정부 예산이 내려오더라도 1년 정도 한시적이라 내후년도 안심하긴 이르다. 정지환 보건의료노조 부산의료원지부장은 “정부가 필요할 때는 병실을 다 비우고 코로나19 대응을 하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손 놓고 있다. 과거 메르스 유행 때도 확진자가 얼마 없었지만 회복하는데 1년 정도 걸렸다. 이번엔 최소 2, 3년은 걸리는 만큼 그동안 정부나 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휘택 부산의료원장도 “의료원의 힘든 사정을 시의회 등에 호소하고, 의료 기기 개선 등 자구책을 마련해 새롭게 환자를 맞이 하기 위해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