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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43> 티벳과 부탄 ; 독립국의 길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12-18 19:36:4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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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 중국 서남쪽 지역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문자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기원전 역사가 있다지만 진위를 알 수 없다. 아마도 그들은 자기네 지역을 튀퓟이나 투판으로 불렀던 듯하다. 당나라 때 한족들은 튀퓟보다는 투판을 비슷한 음의 한자로 토번(吐蕃)이라 썼다. 지금은 토번보다는 튀퓟 비슷한 음으로 티벳(Tibet)이라 불린다. 튀퓟=투판=토번-티벳은 같은 이름이다. 티베트가 표준어라지만 본 글에선 다른 이름들과 운을 맞추기 위해 티벳으로 쓰려고 한다. 중국에선 티벳보다 시짱(西藏) 자치구로 부른다. 중국 서쪽에 자치(自治)를 보장하는 행정구역이다. 그게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꽤 심각한 지경이다.

티벳과 달리 독립국이라서 자체 화폐가 있는 부탄.
티벳의 실질적 건국자는 송첸캄포(581~649)다. 33대 왕이라고는 하나 확실한 기록이 있는 최초의 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의 재위 때부터 일찍이 티벳의 정체성은 정해졌었다. 불교를 받아들이고 문자를 만들었다. 수도를 라싸로 정하며 포탈라궁을 지었다. 티벳제국(617~842) 황금기였다. 티벳 영토 크기는 당나라와 비슷했었다. 당나라와 토번, 즉 티벳을 잇는 당번고도(唐蕃古道)로 당나라 공주들이 티벳 왕한테 시집을 갔다. 티벳은 당나라 수도인 장안을 점령했을 정도로 셌다. 676년 신라가 당나라를 물리치며 삼국통일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들 중 하나가 티벳이다. 당나라는 티벳의 침공을 막느라 철군했었기 때문이다.

티벳제국 멸망 후 구게왕국이 들어섰으나 소왕국이었다. 이후 티벳은 원나라 통치를 받았다. 명나라 때 독립했으나 청나라 때 속국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티벳이 약탈 대상은 아니었다. 청나라는 티벳불교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를 종교적 스승으로 여겼다. 조공을 받거나 세금을 걷지도 않았다. 군신 관계를 맺으며 책봉을 내리지도 않았다. 티벳어로 선의의 ‘최왼’ 관계를 맺었다. 1912년 청나라 멸망 때는 독립선언했다. 국공내전 때 공산당은 티벳 독립을 지지했다. 하지만!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자 태도 돌변-태세 전환했다. 1951년 티벳은 중국에 합병되었다. 종교를 인민의 아편으로 여기는 공산당은 티벳 인구 1/5인 120여만 명 불교 신자를 학살하고 6000여 개 불교사원을 파괴했다. 지옥이었다. 1959년 14대 달라이라마는 인도로 망명했다. 198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완강한 중국은 티벳사를 중국사에 집어넣는 서남공정까지 벌이고 있다. 티벳인들은 요원한 독립보다 자치권 확대만이라도 원한다.

그런데! 티벳 아래 부탄은 독립왕국이다. 매우 특별한 나라다. ①1907년 1대 국왕부터 현재까지 살벌한 권력투쟁이 없었다. ②4대 국왕은 1972년 국정 방향을 국민총생산(GNP)보다 국민총행복(GNH)에 두었다. ③국민이 말려도 지금 5대 국왕은 2008년 위로부터의 의회민주주의를 단행했다. ④생태유지를 위해 관광객을 제한하는 나라다. 이 말고도 놀라운 점들이 많다. 부탄은 자원도 없고 영토도 작고 인구도 적어 주변 강대국들이 무관심하게 내버려두어 독립을 유지할까? No! 부탄왕국 바로 옆 시킴왕국은 1975년 인도에 합병되었다. 티벳이 부탄처럼 독립할 수 있을까? 그러기엔 인류사 최강최대 권력기관인 중국공산당이 세도 너무 쎄다. 그래도 부탄은 넘보지 못할 듯싶다. Amazing Bh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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