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8억 원 부동산 구매 등에 펑펑
- 가족·세탁업자 등 8명도 기소

140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 중인 BNK경남은행 간부가 1600억 원을 추가로 횡령한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 이에 따라 총 피해액은 30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이희찬 부장검사)는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A(50대) 씨가 자신이 관리하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자금 1652억 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해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9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공소장에 기재된 횡령액은 1437억 원이었다. 이번에 금액이 추가돼 총 횡령액은 3089억 원에 달한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한국투자증권 직원 B(50대) 씨와 공모해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출금전표 등을 20차례에 걸쳐 위조·행사하는 방법으로 회삿돈 2286억 원을 페이퍼컴퍼니 계좌 등으로 보낸 후 임의 사용했다. 2008년 7월∼2018년 9월에도 단독으로 같은 수법을 사용해 회삿돈 803억 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A 씨와 B 씨가 시행사 직원을 사칭해 대출을 요청받은 것처럼 허위 문서를 작성해 대출금을 횡령하거나, 시행사 요청에 따라 신탁회사 등이 시행사 명의의 경남은행 계좌에 송금한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빼돌린 자금 중 2711억 원은 횡령한 PF 대출자금 원리금을 변제하는 등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는 데 썼고, 나머지 378억 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가족은 14년간 83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사들이고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는 등 월평균 7000만 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A 씨 가족, 자금세탁업자 등 8명도 함께 기소했다. 자금세탁 처벌 전력이 있던 A 씨의 친형은 총 44억 원을 현금화하는 데 도움주고, A 씨가 골드바 등 57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숨겨둔 오피스텔의 보증금과 월세를 납부해주며 관리를 도맡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추징보전 등을 통해 187억 원의 범죄 피해재산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