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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급경사서 車바퀴 헛돌아도... 보강 예산 '0'

부산 북구 포천초 인근 통학로

미끄럼방지 포장재 닳아 위험

눈, 비오면 거대한 미끄럼틀 돼

구, 보강공사 예산 편성 안 해

반년째 주민 민원에도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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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지로 악명 높은 부산 북구 포천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미끄럼 방지 포장재가 제기능을 못하면서 어린이와 주민이 위험에 노출됐다. 반년째 이 같은 위험을 지적하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구는 사안의 시급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책 마련을 미뤄 주민의 원성을 산다.

 
22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동 포천초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내 급경사지에서 조성두 씨가 위험 구간을 가리키고 있다. 정지윤 기자
25일 오전 10시 북구 구포동 포천초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내 급경사지. 붉은색 도로에는 차량 바퀴가 밀리면서 생긴 타이어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취재진이 손바닥으로 도로 표면을 만져보니 사포처럼 거칠어야 할 도로 표면이 대리석처럼 반들반들했다. 타이어 마찰에 도로 표면이 닳아 없어져 미끄럼 방지 기능을 못 하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오토바이 한 대가 미끄러져 운전자가 다치는가 하면 제동장치가 제대로 먹히지 않은 듯한 마찰음도 끊이지 않는다. 이 일대에서 태권도장을 10년 이상 운영 중인 조성두(30대) 씨는 “도로 포장한 지 3, 4년이 되니 비만 오면 차량 바퀴가 헛돌고 미끄러지는 등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겨울에는 혹시라도 도로가 얼었을까봐 조마조마하다”며 “오래된 미끄럼방지 포장보다 일반 아스팔트가 덜 미끄럽다고 느낄 정도다. 다른 곳도 아니고 이렇게 경사가 급한 동네의 주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구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여름 폭우와 겨울철 도로 결빙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깔아둔 미끄럼 방지 포장재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노후화하면 교통사고의 ‘시한폭탄’될 수 있다. 미끄럼 방지시설이 포장 1, 2년차에는 제기능을 하더라도 지속적인 타이어 마찰로 거친 표면이 닳아 없어지면 일반 도로보다 비나 도로 결빙에 훨씬 더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부산의 지형적 특성을 감안할 때 이곳과 같은 형편의 어린이보호구역이 지역 곳곳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의회에 따르면 이 도로의 보강 공사에 5000만 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는 내년 본예산에 이를 편성하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이 도로의 현 사정은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며 “내년 5월 추경으로 보강하는 것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등학생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영도구 청학초 참사에서도 지역 주민의 안전 대책 마련 요구를 영도구가 외면한 점이 문제가 됐던 만큼 구의 이 같은 대처를 비판하는 여론이 비등하다.

 북구의회 김정원 의원은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 설치도 중요하지만 설치만 하고 끝내선 안 된다”며 “시설 노후로 인해 어린이 통학 안전이 더 위협받고 있지 않은지 지속해서 점검하고 최우선으로 예산을 들여 고치는 것까지 지자체의 역할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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