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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44> 간다라 인다라 안드라 인디라 ; 인디아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12-25 18:37:5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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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학교 다닐 때 세계사 시간에 동양사는 중국사를, 서양사는 유럽사를 주로 다루었다. 중국사는 한 줄로 정확하게 꿰어진다. 삼황오제-하-상-주-춘추전국-진-한-위촉오-위진남북조-수-당-5대10국-송-원-명-청-중화민국-중화인민공화국까지. 유럽사는 한 줄로 꿰어지진 않아도 대충 그려진다. 고대 그리스 로마, 중세 프랑크 왕국, 르네상스, 신항로 개척, 상업혁명 종교혁명 과학혁명 산업혁명 청교도혁명 독립혁명 등등등….

간다라 미술 인드라 신화 안드라 왕조 인디라 총리 인디아
그런데 유럽과 거의 비슷한 크기의 땅인 인도(India)에 대해서는 들은 게 거의 없다. 간다라 지역에서 헬레니즘 양식과 인도 고유 토착 양식이 결합한 간다라 미술을 겨우 들은 정도다. 그런데 인도사는 중국사나 유럽사보다 훨씬 복잡다단하다. 요즘 세계사 교과서에선 남쪽 인도는 뚝 떼어내고 북쪽 인도에 대해서만 다룬다. 굽타왕조(320~550)와 델리술탄왕조(1206~1526) 사이 650여 년간 역사에 대해선 하도 어지러워 스킵해 버린다. 여기저기 이곳저곳 수많은 왕조가 명멸했던 인도는 통일된 국가라기보다 관습적 통일체였다. 간단한 나라가 아니다. 대단히 엄청난 나라다. 놀랄 만하다.

열 개만 대충 꼽자면? ①인도반도는 대륙에 버금가기에 아(亞)대륙으로 불리는 유일한 반도다. ②2023년에 중국을 초월했다지만 이미 세계 1위 인구를 가진 나라는 인도였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의 인구를 합치면 4억 명이 넘는데 그 나라들은 과거에 모두 인도에 속했기 때문이다. ③인간의 형이상학적 사고를 극한까지 추상화한 관념적 종교인 브라만교가 생긴 곳이 인도였다. ④지금의 네팔 땅 룸비니에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가 불교 철학을 펼친 곳도 인도였다. ⑤추상적 개념인 0을 숫자에 도입해 십진법 체계를 만든 것도 인도인이었다. ⑥9×9단처럼 19×19단을 전국적으로 외우는 유일한 나라다. ⑦수학 천재들이 가장 많은 나라다. ⑧1000년 가까이 이슬람 왕조의 지배를 받으며 주변국들이 이슬람화되었음에도 80% 이상 인도인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며 토착 다신교인 힌두교를 믿는다. ⑨마하트마 간디가 이슬람교를 배척하던 힌두교도에 의해, 힌두 신화에서 인드라나 남인도의 안드라 왕조와 이름이 비슷한 인디라 간디 총리도 시크교도에 의해, 그녀의 아들인 라지브 간디 총리도 스리랑카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는 타밀족에 의해 암살될 정도로 인도는 혼란하다. ⑩공산주의 사회주의 전체주의가 들어서지 못하며 유권자 10억 명이 선거하는 Republic of India 민주주의 국가다.

인도엔 유구한 역사가 있기에 유적지도 많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유적지 하나를 꼽으라면? 타지마할이겠다. 가성비로 따지자면 왕비 무덤 하나를 쓸데없이 크고 멋진 궁전으로 지었는지 의아하면서도…. 그 빛나는 아름다움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타지마할 관광지 경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그 더럽고 지저분함에 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타지마할 바로 옆 야무나강으로 가보았다. 생활폐수로 강이 온통 흙빛이다. 인도 전역에서 쓰레기 공해는 심각하다. 기찻길 옆은 승객이 마구 버리는 쓰레기 더미로 즐비하다. 그래도 인도식 ‘노 프로블럼’이다. 지저분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Incredible India! 그들의 국가 슬로건 그대로 놀라운 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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