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4만 건…작년 반토막
- 그간 신규 헌혈자 절반이 10대
- 부산혈액원, 학생 유인책 고민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부산지역 헌혈 보유량이 다소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고등학생의 동참률은 대폭 준 것으로 국제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대학 입시부터 자원봉사 점수에 개인 헌혈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신규 헌혈자의 절반을 차지하던 10대의 참여가 계속해서 준다면 향후 혈액 보유량 확보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부산 부산진구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 내 혈액 보관창고 대부분이 비어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혈액원은 지난해 부산지역 고교생 헌혈 건수는 2만2667건이었다고 3일 밝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만2985건이던 고교생 헌혈 건수는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2만5003건 ▷2021년 2만3420건으로 줄었다가 2022년에는 1만8906건으로 대폭 낮아졌다. 부산 전체 헌혈 건수는 2019년 21만3561건, 2020년 19만7302건, 2021년 19만4786건이었다가 2022년(20만4171건)과 지난해(20만5695건)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 헌혈 건수에서 고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9년 20.1% ▷2020년 12.7% ▷2021년 12% ▷2022년 9.3% ▷2023년 11%로 크게 감소했다. 1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를 비롯해 대학생·회사원 등 직업별로도 팬데믹 이전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헌혈 건수를 기록하면서 그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가장 헌혈을 가장 많이 한 연령대는 20대로, 7만8071건을 기록해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고등학생의 헌혈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대입 과정에서 자원봉사 점수에 ‘개인 봉사활동’을 배제한 교육부의 방침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교육부는 2019년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규 교육 과정 이외 활동은 대입 생활기록부에 반영하지 못하게 했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 학교 봉사활동의 실적은 인정하되, 개인 봉사활동 실적은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지침이 바뀐 것이다. 이에 학생 개인의 헌혈은 봉사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신규 헌혈자의 절반이 고등학생이었다는 점에서 혈액량 수급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단체헌혈 장소도 고등학교는 2019년 2만1751건이었다가 2020년 7026건으로 최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만4198건으로 어느 정도 회복됐으나 아직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65.2% 수준이다. 김봉균 부산혈액원장은 “교내 헌혈버스에서 첫 헌혈을 경험한 고등학생들의 지속적 참여를 유도해야한다. 고교생의 참여율을 높이고자 일정 헌혈 건수를 채우면 쿠폰을 찍고 기념품을 주는 기획도 진행하는 등 헌혈 유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혈액수급량 확보를 위해 부산시 차원에서 10대 참여율을 높일 방안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