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까지 “지시 윗선 밝혀라”
- 경찰 “현행범 잡혀 필요 없었다”
- 우철문 청장 직접 브리핑에도
- 거듭된 의혹 제기에 당황 기색
부산경찰청이 신년 벽두인 지난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발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수사 여파로 곤혹감을 갖추지 못한다.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직접 수사결과를 브리핑했지만 부산지검 앞에서 부실 수사와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이 열리는가 하면 민주당도 연일 관련 의혹을 공식 제기하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부터 현재까지 나온 의혹은 크게 3가지로 ▷나무젓가락흉기설(자작극설) ▷사건(피의자) 은폐설 ▷현장 훼손설 등으로 정리된다.
이 가운데 나무젓가락흉기설은 보수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경찰이 이 대표의 혈흔을 흉기에서 확인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뒤 사그라 들었다. 경찰은 영상감식을 통해 피의자가 범행 당시 흉기를 싼 종이 속 그림자 모양 등으로도 흉기를 특정했다.
사건 은폐설은 피의자의 당적 여부를 경찰이 밝히지 않으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현행 정당법 등에 따른 조처라고 말했지만 신상 공개마저 이뤄지지 않자 이번에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경찰이 정권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상 비공개 결정 전에 일부 외신에 피의자의 이름과 직업이 이미 공개돼 부산경찰청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현장 훼손설은 최근 대두됐다. 이 대표의 피습 현장을 ‘너무 빨리’ 물청소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이 의혹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됐는데, 사건 발생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한 물청소를 지시한 ‘윗선’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수사경력이 많은 부산청의 한 간부는 “피의자를 이미 경찰서로 연행했기 때문에 현장 보존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 부산지역 일선서 경정급 경찰관도 “조금 서둘러서 청소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장 보존의 목적이 피의자를 잡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인 만큼 현행범 체포 이후 청소에 절차적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경찰청은 전국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이번 사건에서 경무관이 본부장을 맡은 수사본부를 가동했지만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지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우철문 청장이 직접 국민 앞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했는데도,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지난 19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검 인근에서는 잼잼자봉단 등이 개최한 ‘이재명 대표 살인 미수 사건 관련 기자회견’도 있었다. 주최 측은 “부산경찰청의 살인미수 수사결과 발표는 수사의 부실성과 은폐 의혹을 더욱 부추긴다”며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 도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산청의 한 고위 간부는 “피해자의 정치적 지위나 사건의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의 논란은 예상했다. 하지만 피의자 자백이 있고, 사건 관련 모든 증거를 확보해 수사를 마무리한 상황에서도 계속 의혹을 제기하니 일일이 해명할 수도 없고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