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공동으로 내놓은 ‘부산형 통합 늘봄 프로젝트-온 부산이 온종일 당신처럼 애지중지’는 공공돌봄·교육의 확대를 핵심으로 한다. 여기에 부산지역 16개 기초단체와 22개 대학까지 동참하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부산형 공공돌봄서비스’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23일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 상의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부산형 통합 늘봄학교 프로젝트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연령별로 구분하면 만 0~5세를 대상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보육·교육시간을 최대 오후 8시까지 확대한다. 또 ‘365일 열린 시간제 보육기관’과 ‘24시간 돌봄센터’도 지난해 11개소(각 4·7곳)에서 올해 38개소(각 8·30곳)까지 늘린다. 시는 가정양육 부모를 위한 시간제 보육비(월 최대 12만 원), 어린이집 특별활동비와 현장학습비(월 10만 원)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두 자녀 가정에는 연간 30만 원, 세 자녀 이상일 경우에는 연간 50만 원의 동백전 포인트를 지급하는 ‘다자녀 교육지원 포인트’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오는 5월 20일부터 동백전 앱으로 신청할 수 있다.

초등학교 1~3학년은 돌봄을 원하는 학생 모두를 내년까지 수용한다. 올해는 1학년 전부와 2학년 대부분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 따른 공간 확보를 위해 학교 내 384실을 추가로 마련했다. 언제든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대학 내 공간 120곳도 확보했다. 또 아동이 지역 연계 돌봄시설까지 걸어서 이용하기 어려우면 통학차량도 지원한다. 단, 돌봄 수요가 많지만 당장 3학년까지 전원 수용이 어려운 강서구 명지동 7개 초등학교는 모듈러 설치 등으로 공간을 마련해 오는 9월까지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학습형 방과후프로그램도 대폭 확대된다. 시교육청은 1학년 학생에게 2시간의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4~6학년을 대상으로는 대학 지역기관의 우수 인력과 시설을 활용해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챗GPT로 금융배우기’, ‘수학으로 배우는 인공지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신설해 제공하고, 정기적인 만족도 조사도 실시한다. 하윤수 시교육감은 “늘봄 확대로 인한 교직원의 업무 부담이 늘지 않도록 행정지원인력과 돌봄 전담 인력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형 통합 늘봄 프로젝트가 발표되자 학부모단체는 환영했다. 부산학부모총연합회는 “학교 내 돌봄교실이 부족한 경우 교육청과 시·군·구, 대학 등 지역사회 시설을 활용하고 차량까지 지원한다고 하니 더욱 안심이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교원들은 늘봄학교가 급격하게 확대되는 것을 우려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공문처리 과정의 혼란은 물론이거니와 1·2학년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지는 점에서 시교육청이 좀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부산교사노조는 “맞벌이가 많아진 만큼 기업도 돌봄의 책임을 크게 느끼고 양육해야 할 아동이 있는 부모를 가정으로 보내는 등의 기업 문화가 확산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노력도 시와 시교육청의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