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2단계 부지 18홀 용역
- 축구장 등 7개 종목 시설 들어서
- 파크골프 시설 서부산 쏠림 해소
- 수목 유전자원 보전·전시가 목표
- 환경단체 “본연 기능 상실 안 돼”
부산시가 해운대구 석대동 해운대수목원 2단계 부지에 대규모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거세다. 시는 그동안 석대 쓰레기 매립장으로 고통받던 해운대 주민 요청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파크골프 대중화를 감안한 사업이라고 밝혔지만 수목 자원 보전·관리가 주목적인 수목원 설립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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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해운대구 석대동 해운대수목원에 파크골프장 등 체육시설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인다. 사진은 북구 화명생태공원에 있는 파크골프장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시는 9165만 원을 투입해 이달부터 4개월간 해운대수목원 파크골프장 조성 실시계획 용역을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수목원 2단계 사업 부지(21만3411㎡)내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자 2만5000㎡를 대상으로 한다. 2단계 부지에는 파크골프장과 함께 축구장·테니스장 등 생활체육시설(5만5000㎡)도 계획돼 있다.
해운대수목원은 1987년부터 1993년까지 석대 쓰레기 매립장으로 운영됐던 곳에 있다. 전체 62만8275㎡ 규모인 수목원은 총사업비 1131억 원을 들여 1단계(41만4864㎡), 2단계로 나눠 조성된다. 수목 734종이 있는 1단계 시설은 2021년 5월부터 임시개방했다.
2단계 사업은 2025년 10월 개방을 목표로 조성 사업이 진행된다. 다만 1단계 부지 내 연구 시설 건립 등으로 수목원 전체가 완전히 개방되는 것은 2029년이 될 전망이다.
시가 2단계 사업을 통해 파크골프장을 비롯한 체육시설을 조성하기로 하자 환경단체는 우려했다. 수목원도 공원과 같이 체육시설을 건립할 수 있지만, 조성 근거 법률이 달라 공원과 엄연히 구분된다는 것이다. 공원은 쾌적한 도시생활을 목적으로 지어진 반면 수목원은 ‘수목 유전자원의 보전과 증식, 전시’가 목적이다. 이런 곳에 2단계 사업이 진행될 땅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로 체육시설을 조성하면 수목원이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이사는 “부산시가 해운대수목원의 기능을 놓고 ‘수목원’과 ‘공원’ 사이에서 중심을 잃은 나머지 체육시설을 대폭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수목원이 있어야 부산시민의 녹색 복지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는 해운대구와 주민의 요청을 받아 검토한 뒤 사업을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수목원 내 파크골프장 등 체육시설 조성을 원하는 주민 의견에 공감해 시에 건의했다”며 “파크골프장은 상대적으로 환경 훼손 등의 우려가 적다는 점도 충분히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동부산권에도 파크골프장이 필요하다는 파크골프협회의 요구를 시가 어느 정도 감안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2019년 해운대구 파크골프협회 가입자는 205명이었으나 현재 420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구는 비회원을 포함하면 해운대구의 파크골프 실제 이용객은 2000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고령인구가 많은 부산에서는 최근 파크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다.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부는 파크골프 유행을 타고 부산 전체 파크골프협회 회원 수는 2020년 2000명에서 올해 7600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파크골프장은 화명생태공원 등 서부산권에 집중됐다. 해운대구 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해운대수목원에 파크골프장을 짓자는 탄원서에 주민 3500명이 동의했다. 석대 쓰레기 매립장으로큰 고통을 받았던 주민이 원하는 시설이라면 보상 차원에서 당연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