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누적 체불액 1조7845억
- 고용부, 피해 50명·10억 이상
- 고의·상습 체불기업 특별 감독
- 재감독땐 시정명령 아닌 과태료
지난해 임금체불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의 지난해 임금체불액도 전년보다 1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특별근로감독을 강화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고강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5일 2024년 근로감독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고의·상습 체불 업체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누적 임금체불액은 1조7845억 원으로, 2022년보다 32.5% 급증한 역대 최대 금액이다. 피해 노동자도 27만5432명에 달한다. 부산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부산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임금체불액은 865억 원으로, 2022년 동기 대비(773억 원) 11.9% 늘었다. 부산노동청은 부동산 경기침체 기조에서 원자재비 등 공사비 상승, PF 대출 위기가 맞물려 하청업체에 지급할 임금과 각종 대금이 밀리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에 체불임금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1만4391명으로, 2022년 동기 대비(1만6741명)보다 줄었지만 피해 규모는 더 커진 것이다.
체불임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노동부는 올해 피해 노동자가 50명이거나 피해 금액 10억 원 이상, 임금체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범정부 차원의 체불 임금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 간 협업도 강화하는 한편 재직자가 임금 체불 신고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익명 제보’에 따른 이른바 ‘체불 기획 감독’을 올해부터 처음 도입했다. 실제 노동부는 지난해 말까지 들어온 165건의 익명 제보를 토대로 지난달 ‘기획 감독’에 착수했다. 부산노동청은 대표적인 청년 일자리로 꼽히는 레저 스포츠업을 대상으로 연중 ‘기획 감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부산시는 최근 설 명절 대비 임금체불 예방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임금 체불 사태를 해결하려면 당국이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고 체불 사업주 명단도 공개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금 체불 사업주는 기소 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벌금액도 체불 금액의 10~30%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노동부는 이와는 별도로 정기·수시·특별 감독 외 ‘재감독’도 신설 추진한다. 재감독은 앞선 근로감독을 통해 시정명령을 받은 사업장에서 또 다시 신고가 들어오면 재차 감독을 나가는 제도다. 이는 한 번 주의를 받은 사업주가 방심해 위법을 저지르는 걸 막기 위한 취지다. 노동부는 재감독에서 고의·상습적 위반이나 노동자 인권 침해 등이 확인되면 시정명령 대신 곧바로 사법처리나 과태료 부과에 나설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엄정한 근로감독을 통해 공정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 약자를 배려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근로감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