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37회 수술, 끝없는 재활…그보다 더 힘든 건 죄책감과 불안”

마우나 리조트 참사 10주기…끝나지 않은 고통 <1> 생존자 장연우 씨 인터뷰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2-12 19:50:14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14년 간 대학행사 천장 붕괴
- 지금도 금 간 벽 보면 호흡 곤란
- 생살 뜯어내는 듯 드레싱 수천번
- 잔상 남아 수차례 극단적 시도도

- 어머니 위암, 나 때문인 것 같아
- 코오롱 전 회장 지원 약속했지만
- 현 대표 5년째 면담 거부 답답
- 중증장애 안고 불안의 나날 

부산외대 마우나 리조트 참사 피해 생존자 장연우(30) 씨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1시간여 동안 내내 서 있었다. 심해진 고관절 염증과 사고 당시 엉덩이 피부 괴사 후유증으로 앉으면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골반뼈도 틀어져 휠체어에서 침대로 이동할 때  4명의 도움이 필요하다. 장 씨는 “10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 법도 한데 욕창이 여전히 심각하다”며 “엉덩이 쪽은 동상으로 피부가 괴사해 이식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근육이 없이 뼈 위에 피부만 얇게 덮인 상태”라고 상태를 설명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피해자 장연우(30) 씨가 지난 8일 인천의 한 노인재활요양병원에서 국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관절 염증과 엉덩이 피부 괴사로 앉기가 힘든 장 씨는 보행기에 의지한 채 서서 1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한 뒤 돌발성 통증을 호소해 사진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인천=정지윤 기자
■37번의 수술과 계속된 재활

10년 전 참사는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에서 2014년 2월 17일 밤 9시5분 발생했다. 미얀마어학과 소속인 장 씨는 이날 오후 8시50분부터 체육관에서 진행한 아시아대 대상 레크리에이션 현장에 있었다. 행사 도중 비명이 들려 뒤돌아보니 천장이 무너지고 있고 순간 철골 구조물이 장 씨의 하반신을 덮쳐 정신을 잃었다. 이후 정신을 차린 장 씨는 버스에서 처음 만난 친구 이름을 부르며 포기하지 않고 구조 요청을 한 끝에 구조됐다.

사고 후 장 씨는 10년 동안 37번의 수술과 재활 치료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전신마취를 하지 않는 시술은 수백 번을 받았고, 생살을 뜯어내는 듯한 괴로운 드레싱도 수천 번 받았다. 드레싱 중 참기 어려운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아 결국 수면마취를 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재활 치료는 2017년 간신히 시작했다. 장 씨는 “경사 침대로 누워만 있던 몸을 세우는 과정이 있는데 저혈압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매일 노력해 경사를 40도에서 60도로 조금씩 늘렸는데 수술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것을 수년 동안 반복했다”고 말했다.

참사의 고통은 장 씨의 마음도 갉아먹었다. 장 씨는 지금도 금 간 벽을 보거나 공사장 소음과 진동, 사이렌 소리를 느끼면 극심한 공포와 과호흡 증상을 겪는다. 심할 때는 손까지 말려 들어간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사고 당시 상황이 잔상으로 떠올라 극단적 선택 시도를 한 적도 여러 번이다.

■죄책감과 불안으로 가득 찬 나날

2014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장연우 씨를 간호하는 어머니 이정연 씨. 국제신문 DB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씨를 가장 많이 괴롭힌 건 참사 당시의 고통도, 끝없이 반복되는 치료 과정의 고통도 아닌 ‘죄책감’이다. 이는 부산외대 피해생존자 중 PTSD 진단을 받은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장 씨의 간호를 도맡았던 장 씨의 어머니 이정연 씨가 몇 년 전 위암 진단을 받아 위절제술을 받은 일이 도화선이 됐다. 장 씨는 “저 때문에 엄마가 아픈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 역설적으로 엄마가 아픈 후 극단적 선택 시도는 멈췄다”며 “사는 게 지옥이지만 유가족을 생각하면 이런 마음으로 살아 있어 죄송스럽다. 뇌의 90%가 죄책감으로 채워져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장 씨의 치료비는 그동안 마우나 오션 리조트의 모회사인 코오롱MOD에서 부담했다. 이는 10년 전 이웅렬 전 회장이 치료비 전액을 끝까지 부담하겠다고한 약속을 지켜온 것이다. 그동안 장 씨는 지체장애 2급을 진단받았다. 장 씨는 매일 어머니 이 씨가 매일 대소변을 받아줄 때마다 죄송스러워 마음이 무겁다. 장 씨는 “이 회장님과의 약속이 지속적으로 지켜지리라 믿는다. 하지만 평생 통증을 겪으며 살아야하고 수시로 공항발작이 찾아와 너무 힘들다”며 “MOD 대표님과 사람대 사람으로 만나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논의하고 싶어 5년 전부터 면담을 수십 번 요청했으나 응답이 없는 상태”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오는 17일 마우나 리조트 참사 추모비 앞에서 10주기 추모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장 씨는 참사일이 다가올수록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참사 이후에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 반복되는 붕괴 사고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무력감 때문이다. 장 씨는 “돈 몇 푼 아끼려고 건물을 부실하게 짓고 쌓인 눈 조차 제때 치우지 않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20살 친구들이 죽고 다쳤다”며 “고통받는 피해자가 여전히 많은 데 대형 붕괴사고가 반복되는 걸 보면 세상이 바뀌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안전에 관한 경각심이 잊혀져선 안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3. 3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6. 6‘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7. 7부산 금정구 ‘인구감소지역’ 새로 편입…북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
  8. 8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9. 9[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3. 3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4. 4[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5. 5주호영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 법안 발의
  6. 6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7. 7‘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8. 8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9. 9인사청문회서 "영도다리 핸드레일 예쁘게"… 검증 대신 지역구 민원 쏟아낸 시의원
  10. 10[2026 국감 브리핑] 백종헌 “인력 확보 없이 출발한 통합돌봄 담당자 82%가 겸직, 전담인력 ‘0명’ 시군구는 전체의 66.4%”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국토부, “가덕도신공항에 적용할 PBD 공법 문제없다”
  6. 6SMR 골든타임 놓치나…"원안위 심사기준 2032년에야 마련"
  7. 7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8. 8'한국형 녹색대전환'에 1000조 투자…SMR·전력반도체 등 집중 육성
  9. 9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10. 10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산 금정구 ‘인구감소지역’ 새로 편입…북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
  4. 4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5. 5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6. 6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7. 7[속보]부캉이와 '차가운 이별' 맞게될까…흑상어, 수온 떨어지면 바다로 돌아갈지도
  8. 8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9. 960대 부부 피살 용의자, 자전거·피해자 차량 갈아타고 ‘용의주도’
  10. 10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1. 1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2. 2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8. 8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