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의위원회에 유관기관 등 참여
- 인물들 구성 두고 논란 불가피
부산시의회와 부산지역 16개 기초의회가 일제히 의정활동비 인상에 나섰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방의원의 의정활동비 지급 한도가 높아진 데 따른 조처이지만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신뢰도를 감안할 때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는 단체나 의회가 추천한 인사들이 의정활동비 인상안을 심의하는 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놓고는 비판이 제기된다.
21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시의회와 11개 기초의회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의정활동비 인상액 잠정안을 각각 200만 원과 150만 원으로 마련했다. 영도·중·서구의회는 140만 원으로, 해운대구·부산진구의회는 주민 의견수렴을 거친 후 결정하기로 했다. 행안부가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의정활동비 지급한도가 ▷광역의회 월 150만 원에서 200만 원 ▷기초의회 월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늘어나면서 해당 의회는 최대한도 내에서 의정비 인상에 나선 것이다. 부산시의회와 3개 구의회(북·금정·중)는 공청회로, 나머지 13개 의회는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 의견을 들은 뒤 의정활동비 인상안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지방의원의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여비로 구성된다. 의정활동비는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정해져 있지만, 월정수당은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증액·동결·삭감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 의정비는 월정수당을 통해 올랐지만 이번에는 시행령 개정으로 의정활동비를 통해 인상할 수 있다. 부산지역 16개 기초의회 가운데 지급하는 의정비가 가장 많은 곳은 해운대구의회(월 388만 원 상당), 가장 적은 곳은 동구의회(월 340만 원 상당)다. 부산시의회 의원은 매달 500만 원가량의 의정비를 받는다.
지방의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회의 참석 수당만 받다가 2006년부터 유급제가 도입돼 일종의 기본급 개념의 의정비가 생겼다. 하지만 이후 의정비 인상 시도가 있을 때마다 시민사회는 지방의회의 수준부터 향상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지방자치 부활 3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수준이 시민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부산시의회를 비롯, 일선 기초의회에서도 조례 제정 등 입법활동에 두각을 나타내는 의원이 나오면서 의회 수준이 과거보다 신장됐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에 따라 의정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예전보다는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의정비심의위원회의 구성을 놓고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대부분의 위원회는 전직 의원이나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받는 유관기관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다. 부산진구의회 외 모든 기초의회 심의위에는 의회가 추천 인사가 1~3명 포함됐다. 동아대 김형빈(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의정활동 수준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고, 2022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며 의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확보된 만큼 의정비 인상을 통해 현 상황에 걸맞은 활동 여건을 마련해 줄 필요도 있다”면서도 “다만 시민이 의정비 현실화에 공감하도록 의회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