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칭 표현처럼 대화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따라 자신의 말하기 방식을 바꾸어 말하는 능력은 나이를 막론하고 사회생활에 매우 중요하다. 언어심리학에서는 이를 언어사용역(linguistic register)이라고 하여 상위언어의 중요한 능력으로 다룬다.
아기와의 상호작용에서 성인이 아기를 향해 하는 말에는 일반적 대화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별한 말하기인 모성어(motherese) 또는 부모어(parentese) 역시 언어사용역으로 아기가 말하기를 배울 수 있게 주의를 집중시키고, 훌륭한 예를 제공한다.
아기를 향해 말할 때 특별해지는 말하기 형식인 모성어는 대체로 음높이가 높고, 그 범위도 넓다. 억양은 과장되고 운율 역시 다양한데, 부모가 아기에게 말해주는 단어의 의미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어 아기가 말소리의 흐름으로부터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러분 앞에 아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말을 건네 보라. 바로 이런 특징을 지닌 말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부모교육 강의에서 한 어머니가 아기들이 가장 잘 집중하는 모성어의 음높이가 ‘솔’ 음이라고 알려주어 모두 그 음높이로 말해본 기억이 있다.
대화 상대가 아기일 때 성인은 자연스럽게 적은 수의 단어를 반복해서 말한다. 몇몇 단어만으로 아기가 새로운 맥락에서 어렵지 않게 친숙한 대상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아기가 발성과 몸짓에서 시작해 성인과 의사소통하며 새로운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표현하려면 이처럼 모성어로 언어 발달을 돕는 부모의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
아이가 점차 자라면 부모는 아이의 언어와 인지 수준에 적합하게 문법과 어휘 수준을 좀 더 높여 말하면서 언어발달을 도울 수 있다. 단순한 말 건네기와 대화라고도 할 수 있지만, 어떤 전문교육 못지않은 생활 속의 언어 발달 촉진이다. 부모가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 수준과 소통 특성에 맞춰 이해할 수 있는 정도에 맞게 조율한 이러한 독특한 말하기 스타일은 놀이이자 생활이면서 동시에 애착 형성의 과정이다.
그러므로 모성어 말하기는 행복한 아이와 부모가 되기 위한 필수적이면서도 최선의 지름길이다.
아이들이 말과 언어를 배우는 신기한 경험들은 부모 노릇이라는 지난한 과정이 주는 찬란한 선물이기도 하다. 아이가 이루는 언어습득과 성장이라는 이 대단한 과업에 도움이 되는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아이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기다리고, 들어준 다음 아이의 언어 수준으로 반응해 주는 수밖에 없다.
좋은 부모 노릇은 아이와 함께하는 언어발달의 신기한 경험을 나누며, 작은 성취에 기뻐하고 아이를 격려하는 그 소소한 과정들의 결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