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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기름 팔았죠? 신고할게요" 이 협박으로 3억 뜯은 조폭들

부산항 보이는 고층 사무실 얻어

고성능 망원경으로 선박들 관찰

급유 모습 포착해 금품 요구해

업주 26명, 영업차질 우려해 돈 줘

조직원 21명 검거, 12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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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일대에서 해상유 판매업자에게서 허위 신고를 빌미로 협박해 현금을 빼앗은 조폭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인근 고층 빌딩에 사무실을 차려 망원경 등 장비를 사용해 항구를 관찰하다 급유하는 선박을 발견한 뒤 현장으로 다가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부산항 4·5부두 일대에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조직원들이 선박에 침입하고 있다. 부산 동부경찰서 제공
부산 동부경찰서는 공동공갈 등 혐의로 조직 총책 A(54) 씨와 B(51) 씨를 비롯해 조직원 21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부산항 4·5부두에서 해상유를 공급하는 선박들에 접근해 3억 원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검거된 조직은 총 두 곳으로, A 씨를 총책으로 둔 15명과 B 씨가 총책인 6명 규모의 조직이다.

부산항 일대에서 해상유 판매업자에게서 허위 신고를 빌미로 협박해 현금을 빼앗은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이들이 범행을 위해 부산항 인근 고층빌딩에 마련한 사무실. 이들은 이곳에서 망원경 등으로 급유하는 선박을 찾아낸 뒤 이 같은 범행을 저릴렀다. 부산 동부경찰서 제공
이들은 해경에 이른바 ‘뒷기름’으로 불리는 불법 해상유 유통을 허위 신고하는 방법으로 선주와 업체를 협박했다. 해상유는 면세인데, 급유 뒤 남은 기름을 선주가 빼돌리려 한다며 해경에 신고하겠다고 한 것이다. 한번 조사가 시작되면 선박은 3시간은 영업을 못 할뿐만 아니라 당장 거래처를 잃을 수도 있다. 이를 빌미로 한 번에 뜯어낸 금액은 많게는 400만 원에 달했다. 협박을 당했던 피해자 C 씨는 “당장 금액적으로도 큰 손실이지만 기름 공급이 늦어져 향후 영업에 차질이 생길 걸 생각하면 더 큰 손해”라며 “그러나 보복 협박도 잇따라 쉽게 알릴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A 씨의 조직은 범행 장소인 부산항 4·5부두가 한눈에 보이는 고층 건물에 사무실을 빌려 항구 일대를 관찰했다. 이때 고성능 카메라와 망원경을 이용해 해상유 공급 작업이 있는지 샅샅이 뒤졌다. 그러다 급유하는 선박이 발견되면 현장에서 대기 중인 조직원에게 연락해 협박을 지시했다. 보안구역인 부산항은 공사로 보안이 허술하고, 관계자로 사칭해 마음대로 드나들었다. B 씨의 조직은 부산항에 대기하면서 급유 작업을 하는 선박을 발견하면 범행을 저질렀다.

두 조직은 이 같은 수법으로 26명의 피해자에게서 총 145회에 걸쳐 금품을 빼앗았다. 이들은 공갈 목적으로 해경에 무려 108건의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게다가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진술을 거부한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신고한 사례 중 불법은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적발된 일당 중 6명은 마약을 유통·판매하거나 직접 복용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3g·대마초 24g이다. A 씨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2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부산 동부경찰서 박세형 형사과장은 “특히 A 씨 조직은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며 “해상유 공급업자를 비롯해 선주협회와 핫라인을 구축해 유사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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