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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 오염토 아래 쓰레기도 잠잔다

논란된 ‘중금속 흙더미’ 밑, 80년대 매립장 폐기물 방치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5-06 19:50:56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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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10년 전 이미 위생처리”
- 주민은 불안감에 강력 반발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국회도서관 인근에 100만㎥ 규모로 쌓인 중금속 오염토(국제신문 지난 4월 23일 자 1면 등 보도) 아래에 40년 전 묻혔던 ‘비위생 매립장 쓰레기’가 방치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관리·감독 주체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은 매립된 쓰레기의 규모를 파악할 수 없고, 추가 위생처리 방침도 없다고 밝혀 명지국제신도시 주민이 강력 반발한다.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국회부산도서관 인근에 방치된 중금속 오염토가 파란색 방수포에 덮혀 있다. 국제신문 DB
6일 LH부산울산본부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국회도서관 인근 중금속 오염토 아래에 1980년대 초 비위생 매립장 운영 당시 묻혔던 쓰레기가 이곳에 그대로 있다. 비위생 매립장이란 침출수 처리나 매립가스 포집 등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폐기물을 처리한 장소를 말한다. 과거 폐기물처리 관련 법이 느슨할 때 만든 비위생 매립장이 이곳에 있었던 것으로, 당시 비위생 처리된 쓰레기도 그대로 묻혀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비위생 매립장에서 나오는 악취 침출수 등으로 주민 피해가 극심해져 쓰레기를 현대식 위생매립장에 옮기는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LH 측은 별도의 비위생 매립 쓰레기 처리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비위생 매립지 환경 정비를 2009~2010년쯤에 한 걸로 안다. 시간이 오래 지나 관련 문건이나 내용 확인이 어렵다”며 “10년 전 위생 처리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다. LH는 단순 폐기물 처리 신고자로 비위생 매립장 처리는 국가나 부산시가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이곳에 매립된 잔여 쓰레기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LH는 2017년 명지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매립 쓰레기 일부를 파내 불연성·가연성 쓰레기와 폐토사로 나눴지만 쓰레기를 전부 다 처리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 폐토사는 원래 명지신도시 공사 자재로 재활용할 계획이었으나 토양 오염 조사 결과 법적 기준치를 웃도는 중금속 오염으로 계획을 취소했다.

중금속 오염토에 비위생 매립장 쓰레기까지 묻혀 있다는 소식에 명지 주민은 불안을 호소했다. 당초 명지국제신도시 더샵명지퍼스트월드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 일동은 8일 LH에 항의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LH와 부산시, 경자청 등이 오는 10일 오전 11시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걸로 변경됐다.

특히 이곳의 중금속 오염 용지는 순차적으로 오염토 반출 작업이 끝나면 철새도래지 대체서식지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환경단체도 크게 반발한다. 서낙동강과 맞닿은 이곳은 LH가 명지신도시를 개발하는 대신 철새 개체수 보존을 위한 대체서식지 조성을 계획한 땅이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대체서식지는 신도시 개발로 인한 철새 서식지 훼손을 막기 위해 도입됐는데 중금속 쓰레기장을 흙만 옮기고 대체서식지로 마련한다는 발상은 환경보호 취지를 살리는 게 아닌 최소한의 면적 기준만 맞추자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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