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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먹는 해초 잘피, 해수욕장 복원에 밀려 ‘강제 이주’

제2 다대포해수욕장 추진 부지, 1만7900㎡에 보호종 27만주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5-08 19:19:2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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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청, 인근에 옮겨 심어 논란
- 환경단체 “이식 생존율 낮은데
- 태풍 오면 집단고사 우려” 반발

부산 사하구와 부산해양수산청이 제2 다대포해수욕장 복원 사업을 재추진하면서 탄소 흡수원으로 각광받는 해양식물 ‘잘피’ 수십만 주를 다른 곳에 옮겨 심은 것으로 확인돼 환경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앞서 이 사업은 잘피 훼손 등의 이유로 한 차례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된 것이어서 이번 ‘잘피 이전’을 두고 거센 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사하구 몰운대와 성창기업 사이에 있는 다대포 동쪽지구에서 8일 제2다대포해수욕장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8일 사하구와 부산해수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의 동측 지구 일대(몰운대와 성창기업 사이)에 연안정비사업 2단계인 해수욕장 복원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해수청은 모래 5만2000㎥를 투입해 폭 30m 길이 450m의 해수욕장을 이곳에 조성할 계획이다.

잘피군락. 국제신문 DB
이 일대는 1990년대까지 해수욕장으로 이용됐으나 지속적인 침식 작용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구는 예산 330억(국비 285억 원·구비 45억 원)을 투입해 2014년부터 해수욕장 복원과 해안 정비 사업을 추진했고, 오는 8월 준공할 예정이다. 호안 정비와 수중 방파제 설치는 마쳤고, 현재 해수욕장 조성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동쪽 지구가 대표적인 잘피 군락지로, 복원사업으로 인해 잘피의 서식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양식물인 잘피는 현행법상 포획 채취 등에 있어 관계 당국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 해양보호종이다. 연간 단위면적(㏊)당 0.43t의 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인정하는 해양탄소 흡수원(블루카본)으로 최근 주목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50~80%의 잘피숲이 사라졌고 국제적으로 매년 7% 감소하고 있어 잘피숲 확대 사업이 전 세계적 추세다. 부산시도 신세계와 협약을 맺어 기장 임랑항 인근에 서식지 조성에 나선다. 앞서 2019년 한 차례 해수욕장 복원 사업이 중단됐던 이유도 잘피 훼손과 어민 반대에 따른 것이다.

해수청은 1만7900㎡ 규모에 분포한 잘피 27만 주를 성창 방파제 인근으로 옮겨 심었는데, 공사에 앞서 잘피 군락지 이식을 진행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해수청 관계자는 “잘피 서식 보호를 위해 이식을 진행했고, 현재 생육 상태는 이상 없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해양환경단체는 잘피의 이식 생존율이 30~50%에 불과하고, 여름철 태풍이 오면 집단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서해안은 무른 갯벌 흙에 황토를 덧대 심어 적응력을 높이는 방식임에도 이식 성공률이 30~50%에 그친다. 특히 다대포 동쪽 지구는 잘피를 30㎝ 길이로 잘라 쇠막대와 함께 이식했는데 태풍이 오면 뿌리가 뽑히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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