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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칼럼]봄바람 주의보, 봄철 강풍에 주의하세요

  • 유희동 기상청장
  •  |   입력 : 2024-05-18 07: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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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을 때 바람이 불면 그게 나인 줄 알아. 나 보고 싶을 땐 언제든지 찾아와. 바람이라도 좋아.” 2004년 개봉한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는 죽은 남자친구가 바람의 형태로 나타나 여주인공을 도와주고, 이를 느낀 여주인공이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바람은 로맨스 영화에서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매개체로 종종 등장하는데, 사실 봄에 부는 바람은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꽃밭을 지나며 향기를 머금고 오는 바람은 때때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곤 한다.

먼저, 봄에 산에서 부는 바람은 산불피해를 일으킨다. 산림청에서 발간한 ‘2023년 산불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산불의 약 45%가 봄철에 발생했고 최근 10년간 대형산불의 대부분이 봄철에 발생했다. 작년 4월에 발생한 경남 합천 산불은 축구장 230여 개 면적의 삼림을 태우고 44시간 만에 진화됐으며, 재산피해는 약 102억 원에 이른다. 또한, 같은 해 발생한 충남 홍성 산불은 홍성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그 피해가 막대했는데, 홍성군 서부면 산 면적의 70%인 1,454ha가 소실됐고 최소 1,744억 8천만 원 이상의 재산피해가 기록됐다.

시민들이 부산 황령산 벚꽃 군락지에서 드라이브하며 봄의 정취를 느끼고 있다. 국제신문 DB
봄철에 산불피해가 유독 심각한 이유는, 겨울철부터 이어지는 건조한 날씨에 남고북저의 기압배치가 자주 발생하고 기압 차가 강해지면서 강한 서풍이 자주 불어와 약한 불길도 강하게 증폭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생한 산불은 험준한 산악지형 때문에 진화작업이 쉽지 않아 장시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앞서 언급한 ‘산불통계연보’에 건조일수가 가장 많은 3월에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상청은 산불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불현장에 기상관측차량과 이동형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산불현장의 기상관측자료를 산불지휘본부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주기적인 기상전망 발표와 예보 브리핑을 통해 산불 진화작업과 산불지휘본부의 의사결정 지원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리고 봄철 바다에서 부는 강풍은 어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 최근 발간한 ‘해양사고통계자료’를 살펴보면 태풍, 풍랑 등 바람에 의한 사고가 전체 해양사고의 약 95%를 차지할 만큼, 바다에서의 강풍은 위험하다. 기상청은 강풍 등 바다에서 일어나는 위험기상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기상정보포털’을 운영하여, 해양기상 예보와 특보뿐만 아니라 해구별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구별 예측정보는 바다를 일정한 격자별로 구분해,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해구별 풍향?풍속, 파고, 파향, 파주기, 수온 등의 예측정보를 보여준다.

유희동 기상청장
마지막으로, 바다 위 대교를 가로지르는 바람은 운전자와 도로 위 작업자들을 위험에 빠트리곤 한다. 이에 부산지방기상청은 해상 대형교량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광안대교의 강풍정보를 관계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강풍특보나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예상되면 광안대교 관리기관인 부산시설공단을 비롯하여 부산시, 해운대구에 강풍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계기관에서는 이를 강풍 대응계획 수립 및 교통 통제 등에 활용하고 있다.

‘바람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 언뜻 바람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언제든지 더 큰 바람이 몰려올 수 있으니 늘 주위를 살펴야 한다. 미세먼지를 없애주고 더운 날 열기를 식혀주는 고마운 바람이, 때로는 광폭하게 변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할 수 있다. 봄철 강풍으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기상청은 날씨누리, 날씨알리미 앱, 해양기상정보포털을 통해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상정보를 활용하여 강풍은 피하고 산들바람은 즐기며,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축복을 모두가 안전하게 만끽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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