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해자 신상공개’ 法 대신한 정의라며 열광…생사람 잡을라

사적제재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4-06-06 19:17:40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년 전 공분 밀양 집단 성폭행
- 유튜버가 이름 얼굴 나이 공개
- 가게 문 닫고 직장서 해고당해

- 사법체계 불신서 비롯된 옹호
- 미검증 정보, 무고 피해자 우려
- 법치주의 국가 이념에도 안맞아

2004년 국민적 공분을 불러온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적 제재 논란이 다시금 논란이 됐다.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신상 공개이지만 대중으로부터 ‘사법적 한계에 따른 정의 구현’이라고 열광적 호응을 얻는다. 반면 국가기관이 아닌 사인에 의한 이 같은 신상 공개를 놓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공신력 없는 정보로 무고한 피해자가 나오거나 해당 사건 피해자의 2차 가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지난 1일 한 유튜브 채널은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연이어 게시된 영상에는 당시 성폭행에 가담했다는 가해자들의 이름 나이 얼굴 직장 등이 담겼다. 신상공개 이후 해당 가해자가 일했던 경북 청도의 한 식당은 결국 영업을 중단했고, 또 다른 가해자가 일한 자동차 판매업체는 해당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신상이 공개된 이후 사건 재조명과 함께 이들을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 채널은 구독자가 6만 명에서 44만 명(6일 기준)으로 늘었고, 각 영상 조회수는 190만~305만에 달한다. 이처럼 최근 들어 SNS를 통한 가해자(범죄자)의 신상 폭로는 유행이 됐다.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돌려차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부산법원종합청사 앞 살인 사건과 강원도 모 부대의 훈련병 사망 사건 등도 같은 범주에 해당한다.

법이 허용하지 않는 이 같은 사적 제재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사법체계의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가해자는 잘 살고, 피해자는 숨어지내야만 한다”는 국민 감정이 투영된 것이다.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공개 영상에는 “공권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사적 응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법적인 문제 어쩌고 하는데 유튜버가 소송당하면 후원을 해서라도 돕겠다”는 응원이 이어졌다.

법조계는 이 같은 국민 감정을 이해하면서도 우려했다. 미검증된 정보로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고, 피해자도 다시 한 번 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공적인 제재 범위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신상공개를 허락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역의 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법률상 엄연히 정보공개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적제재를 허용하는 것은 법치국가 이념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족스러운 양형기준은 서둘러 공식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국회의 법률 개정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열림 조성우 대표변호사는 “SNS 사적 제재를 대중이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는 천인공노할 사건에서 공권력이 국민의 바람과 기대에 못 미치는 처벌을 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면서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처벌이 필요하다. 피해자 중심의 사법 체계 구축안도 이번 기회에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부울경, “동남권 광역 철도망 확충은 30분 생활권 완성에 꼭 필요”
  3. 3[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4. 4'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5. 5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6. 6'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7. 7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8. 8[속보] 트럼프 “UFC 회장에 백악관 대변인 제안, 광기 어린 좌파로부터 우리 지켜야”
  9. 9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10. 10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1. 1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2. 2오세훈, 증시 폭락 직격... “국민연금으로 지방 선거용 주식도박"
  3. 3[속보]이용철 법무장관 후보, 청문 준비 돌입…12일 준비단 첫 출근
  4. 4장동혁 “중도확장, 말로하는 연대·통합으로 되는 것 아냐”
  5. 5서영교 “조작기소 특검법안 ‘대통령 이해충돌’ 논란은 헛소리”
  6. 6임광현 “소방재원 확보 위해 미래대응기금 활용, 국회와 긴밀 협의”
  7. 7[속보]당정 “소방 필수투자에 2조원 재정지원…지방부담 완화 검토”
  8. 8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9. 9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10. 10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1. 1부울경, “동남권 광역 철도망 확충은 30분 생활권 완성에 꼭 필요”
  2. 2'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3. 3'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4. 4“평소 접하기가 힘들었던 전통주 맛보고 싶다면 꼭 들르세요”
  5. 5녹색전환 핵심 ‘전기화’, 기업10곳 중 3곳만…“인센티브 필요”
  6. 6올해 3분기 상용직 증가분 75%는 60세 이상…20·30대는 감소
  7. 7식품·외식 분야에서 ‘웰니스 소비’ 앞으로도 지속된다
  8. 8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 9일 개막…"K-GX 전략 소개"
  9. 9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10. 10[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3. 3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4. 4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5. 5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6. 6[속보] 검찰총장 인선 절차 연기... 후보 추천위 이달 중 개최 예정
  7. 7양산 주남산단, 자금 조달 지연에 2028년까지 연장
  8. 81월부터 공석 김해공항장, 내정자도 없어… 이유 물어도 ‘답변거부’
  9. 91월부터 공석 김해공항장, 내정자도 없어… 이유 물어도 ‘답변거부’
  10. 10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1. 1‘승률 98.6%’ 배드민턴 안세영,사상 첫 2시즌 연속 11승
  2. 2삼성,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통산 9번째 우승
  3. 3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4. 4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5. 5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6. 6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7. 7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8. 8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9. 9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10. 10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