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진 사전신고한 의료기관 87곳
- 실제 문 닫은 곳 훨씬 더 많은 듯
- 부산대병원 진료 큰 혼란은 없어
- 참여 확대·장기화 우려 환자불안
- 정부 “사전 안내 않고 진료 취소
- 진료거부로 판단 전원고발 방침”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전국 의료기관에서 집단 휴진을 주도했지만 부산지역에서는 참여하는 의사들이 거의 없었다. 다만 미리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 수보다 연락이 닿지 않는 곳이 많아 일부 시민과 환자의 불편이 이어졌다. 일부 기초단체는 휴진 중인 의료기관 등을 미리 공개해 시민 불편을 줄이는 노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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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리고 있다. 의협은 집회 참가인원을 2만 명으로 신고했고, 경찰은 5000~1만2000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지역 병의원급 의료기관 2622곳(의원급 치과·한의원 제외) 중 휴진한 곳은 사전 신고한 수치(87곳)보다 3배가 넘는 313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11.9% 수준이다. 대다수의 의료기관이 정상 진료를 하면서 의료 대란은 없었지만 일부 시민과 환자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다수의 개업의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일부 의사들이 휴진하면서 부분 진료가 진행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운대구 한 의원은 내부의 모든 불이 꺼진 채 적막한 모습이었다. 문 앞에 붙은 ‘6월 18일 휴진’이라는 한 줄의 안내문만 방문객을 맞이했다. 휴진 사실을 모른 채 의원을 찾은 환자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모(60대) 씨는 “의료계가 시끄러운 것은 알고 있었는데 동네 의원은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며 “평소 자주 오는 곳이라 왔는데 당황스럽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빨리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해운대구의 한 메디컬 건물에는 10여 개의 의원이 있었는데 모두 정상 진료 중이었다. 휴진에 참여하지 않은 소아과를 찾은 박모(30) 씨는 “아이가 갑자기 아픈데 의료계가 휴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혹시나 문을 열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며 “응급의료포털에서 진료 중인 병원을 찾으려고 했는데 아침에 이용자가 많아 접속이 느렸다. 병원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전화 문의를 한 후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 내 약국의 약사 역시 “휴진한다는 안내가 온 병원은 없었다. 매출 타격을 우려했는데 다행”이라고 답했다.
부산대병원 역시 큰 혼란은 없는 모습이었다. 지난 17일 기준 부산대병원 278명의 교수 중 18명이 휴진계를 냈고 이날 일부 교수가 추가로 휴진했지만 병원 운영에는 문제가 없었다. 실제로 이날 외래진료센터를 포함해 병원 전체는 평소와 같이 차분한 모습이었다. 병원 건물 벽에 붙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집단 휴진 철회 촉구 성명서와 필수의료 위기 관련 의협의 주장이 담긴 항의문만 현재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방사선치료를 위해 부산대병원을 찾은 정모(70대) 씨는 “병원에서 휴진과 관련해 별다른 안내를 받지 않았고 혹시나 싶어 일찍 병원에 왔는데 예정대로 진료를 받았다”며 “지금은 부산대병원 의사들이 휴진에 많이 참여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면 어쩌나 걱정이다. 의사 선생님들의 입장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환자들이 의사 선생님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부산 내 16개 구·군 중 해운대구와 기장군은 이날 의료기관의 휴진 여부 등을 공개해 시민 불편을 줄이기도 했다. 해운대구 보건소 관계자는 “지역 주민이 헛걸음을 하는 등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사전 신고를 통해 확인한 휴진 예정 의원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집단 휴진과 관련, 병원에서 환자에게 사전에 안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하면 의료법 제15조에 따른 ‘진료 거부’로 판단해 전원 고발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전국 3만6000여 개 의료기관에 진료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업무개시명령도 발령했다. 보건복지부는 “공무원 9500명이 1인당 4∼5개 의료기관을 담당해서 총 3만6000여 곳의 의료기관의 진료 명령 이행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휴진율이 30%를 넘어가면 채증을 통해서 (병원) 업무 정지와 의사 면허 자격 정지 등으로 법대로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엄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