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의회 배도수 의장이 의회 사무국 직원 2명(5급 1명, 6급 1명)을 당사자 동의없이 집행부로 인사조치해 잡음이 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인사권 부당 남용으로 규정하고 의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파장이 확산된다.

경남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사자 동의없이 의장 단독으로 인사 교류를 강행한 것은 인사권을 위법 부당하게 남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의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현철 기자

시의회 민주당 김혜경, 배윤주, 정광호, 최미선 의원은 11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견이라는 꼼수를 썼지만 1 대 1 대응방식의 명백한 인사교류다. 당사자 동의없이 의장 단독으로 인사 교류를 강행한 것은 인사권을 위법 부당하게 남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공무원 임용령 제27조의 5 제4항은 인사교류의 경우 본인의 동의나 신청이 꼭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인의 동의나 의회사무국장의 결재도 없이 의장 혼자 처리한 안하무인격 갑질에 대해 시민과 해당 직원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행정안전부 지방인사제도과에 질의 회신한 결과 분명한 위법이라 하고 있으며, 통영시에도 함께 회신해 법령에 위반되지 않게 인사교류를 진행하라고 경고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법을 행한 의장에 대해 불신임권 상정과 감사원 고발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통영시는 지난 9일과 10일 4급 이하 공무원 261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여기엔 시의회 사무국 소속 5급 1명, 6급 2명, 7명 1명 등 4명에 대한 집행부 파견근무도 포함됐다. 집행부 직원과 맞교환하는 ‘상호 파견’ 인사 교류 형태로 오는 15일 시행된다.

이 인사 발표에 앞서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된 배도수 의장은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달 29일 의회사무국장에게 이들 4명에 대한 파견 인사교류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4명 중 2명은 동의했지만 나머지 2명은 의회사무국에 남겼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의회사무국장도 “위법한 명령에 따를 수 없다”며 집행부로 보낼 공문 결재를 거부했다. 그러자 배 의장은 결재 체계를 무시하고 직권으로 ‘4명 파견’을 집행부에 통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역정가에서는 전반기 의회 인사권 독립으로 승진을 둘러싼 갈등의 연장선에서 전임 의장 측근 찍어내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집행부로 파견 인사 교류된 4명 모두 전반기 의장 측근으로, 이중 2명은 전반기에 승진했다. 당시 천영기 통영시장과 김미옥 의장은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인사 승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김미옥 전 의장은 “이번 인사는 법령을 위반한 인사 갑질로, 보복성 인사”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