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무단으로 폭로하거나 이를 퍼 나른 일부 유튜버와 블로거를 송치했다.

경찰 로고. 국제신문 DB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유튜버 A 씨 등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 등은 당사자 동의 없이 실명과 사진 등 개인정보가 담긴 글이나 영상을 온라인상에 게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한 유튜버가 지난달 초부터 20년 전 발생한 해당 사건의 가해자들 신상을 차례로 공개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자 다른 유튜버 등도 이에 가세하는 양상을 보인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 일부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주거지를 옮기는 등 피해를 호소하며 경찰에 고소·진정을 제기하고 있다.

고소·진정인 중에는 사건과 무관하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피해를 본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부터 지난 19일까지 경찰에 접수된 고소·진정은 총 467건이다.

경찰은 이 중 192명을 수사 대상자로 보고 관련 수사를 벌여 이번에 유튜버 1명과 블로거 7명을 검찰에 넘겼다. 해당 유튜버는 최초 유포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또 11명은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는 범죄 행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거나 고소·진정을 철회할 사례이다.

경찰은 나머지 173명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1년간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수사를 담당한 울산지검은 사건에 연루된 학생 44명 중 10명(구속 7명)을 기소했으나 보호 감찰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학생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14명은 피해자 합의 등으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에 44명 중 단 한 명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