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의회 배도수 의장(국민의힘)이 의회 사무국 직원 2명을 당사자 동의없이 집행부로 인사조치해 논란(국제신문 인터넷 7월 11일자 보도)이 이는 가운데 경남도 공무원노조가 불법·강제 파견 인사를 당장 철회하라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가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영시의회 배도수 의장은 불법 파견 피해자들과 통영시민에게 사과하고 불법 파견 인사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영시의회 배도수 의장은 불법 파견 피해자들과 통영시민에게 사과하고 불법 파견 인사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배 의장이 현재의 불법·강제 파견을 철회하지 않고 불법을 이어간다면 공무원노조는 강력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배 의장이 기안자 날인과 의회 국장의 결재도 없이 본인 결재로 집행부에 공문을 보냈다. 이는 불법을 인지하고도 불법·강제 파견을 강행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당사자 동의 없는 강제 파견은 지방공무원 임용령 27조의 5를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했다.

노조는 “행정안전부가 7월 9일 통영시의회와 통영시에 이번 강제 파견 조치가 ‘위법하다’는 사실을 공문으로 발송하였음에도 배 의장은 불법·강제 파견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의장이 앞장서서 불법을 저지르는데 통영시의회가 앞으로 통영시민을 위한 입법과 감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당사자 동의없이 의장 단독으로 인사 교류를 강행한 것은 인사권을 위법 부당하게 남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범법을 행한 의장에 대해 불신임권 상정과 감사원 고발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영시는 지난 9일과 10일 4급 이하 공무원 261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여기엔 시의회 사무국 소속 5급 1명, 6급 2명, 7명 1명 등 4명에 대한 집행부 파견근무도 포함됐다. 집행부 직원과 맞교환하는 ‘상호 파견’ 인사 교류 형태로 15일 시행됐다.

이 인사 발표에 앞서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된 배도수 의장은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달 29일 의회사무국장에게 이들 4명에 대한 파견 인사교류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4명 중 2명은 동의했지만 나머지 2명은 의회사무국에 남겼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의회사무국장도 “위법한 명령에 따를 수 없다”며 집행부로 보낼 공문 결재를 거부했다. 그러자 배 의장은 결재 체계를 무시하고 직권으로 ‘4명 파견’을 집행부에 통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역정가에서는 전반기 의회 인사권 독립으로 승진을 둘러싼 갈등의 연장선에서 전임 의장 측근 찍어내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집행부로 파견 인사 교류된 4명 모두 전반기 의장 측근으로, 이중 2명은 전반기에 승진했다. 당시 천영기 통영시장과 김미옥 의장은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인사 승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