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초 예보 5~50㎜에 시민 분통
- 금정구 11㎜…지역간 차이 극명
- 침수·토사 유출… 80대 고립도
- 부산시는 긴급회의 대책 강구
부산 경남지역에 밤사이 앞서 예보됐던 소나기가 아닌 낙뢰를 동반한 ‘물 폭탄’이 떨어져 시내 곳곳에서 비 피해를 입었다. 갑자기 퍼부은 비에 시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기상청의 빗나간 예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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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새벽 집중호우로 부산 사하구 장림동 도로가 침수된 모습. 이날 부산 중구는 0시부터 오전까지 171.7㎜의 누적 강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
24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낮 12시까지 ▷부산 중구 171.7㎜ ▷영도구 165.5㎜ ▷경남 창원시 진해구 112.5㎜ 등의 누적 강수를 기록했다. 서구와 사하구에도 중구와 영도구와 비슷한 정도의 비가 내렸을 것으로 보이는데, 새벽 사이 낙뢰로 추정되는 요인으로 기상관측 통신 장비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관측이 안 됐다. 특히 이번 비는 중구와 진해구에서 각각 시간당 최대 83.6㎜와 55.0㎜를 기록하는 등 말 그대로 ‘물 폭탄’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정구와 기장군은 각각 11.5㎜와 14.0㎜에 그치면서 부산 내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시내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번 비로 57건의 구조와 안전조치에 나섰다. 이날 새벽 1시34분 사하구 신평동 한 주택에서는 많은 비가 내려 80대 남성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당시 이 주택에는 80㎝가량의 물이 차오르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새벽 3시38분 사하구 장림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파트 지하층이 침수됐고, 18분 뒤 같은 아파트 다른 동의 지하 주차장이 침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지원에 나섰다. 같은 시간 진해구의 한 도로가 침수돼 배수 활동이 이뤄졌고, 새벽 4시55분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안전 조처됐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놀란 부산시도 새벽 3시 이준승 행정부시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또 시와 구·군 등은 23차례에 걸쳐 하천 산책로, 해안가 저지대, 지하차도 등 위험지역 접근 자제 등을 당부하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여름철 폭염 대비 산업현장 안전 점검도 폭우 대응을 위해 연기했다.
이번에도 기상청의 ‘중계식 예보’가 도마에 올랐다. 애초 부산기상청은 전날 내내 부산과 경남 남해안 지역에 가끔 비나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도 5~50㎜로 내다봤다. 그러다가 폭우가 내리기 바로 직전인 이날 0시20분 낙뢰를 포함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급작스럽게 예보를 변경했다. 이에 부산기상청은 3호 태풍 ‘개미’가 북상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서 고온다습한 남풍이 한반도로 유입됐고, 북쪽에서 차갑고 무거운 공기와 만나면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를 뿌린 것이라 설명했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폭우가 쏟아진 것은 비구름이 중부지방에 머물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와 달리 남하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은정 부산기상청장은 “과거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시간당 100㎜에 가까운 폭우가 내렸는데, 올해는 국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이다. 현재 굉장히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라면서 “평소보다 과감하게 예보를 해왔지만, 지난 밤사이에는 급작스럽게 좁은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려 예측하기 힘들었다. 예측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빠른 상황 전파 등 다른 서비스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기상청은 25일도 경남지역에 5~40㎜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는데, 태풍 개미의 북상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커 향후 발표되는 최신 기상 정보를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