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새 동장 선물살 돈 걷습니다” 아직도 악습 못 버린 공직사회

해운대구 동주민센터 직원 13명, “1만7000원씩 내라” 쪽지 받아

  • 박수빈 기자 sue922@kookje.co.kr
  •  |   입력 : 2024-08-07 19:54:34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구 “일방 의견·잘못된 관례” 사과
- 하급직원에 ‘모시는 날’ 강요 등
- 시대 역행하는 ‘갹출문화’ 비판

부산 해운대구 한 주민센터에서 승진해 부임한 동장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직원들에게 현금을 걷으려는 정황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해 기초단체와 경찰 조직에서도 ‘모시는 날’을 운영해 빈축(지난해 8월 24일 자 8면 등 보도)을 샀지만, 경직된 공무원 조직 문화는 여전해 비판 여론이 고조된다.

7일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께 A 동주민센터는 동장을 제외한 전 직원 13명에게 ‘1인당 1만7000원 씩 갹출하자’는 내용의 통신쪽지를 전송했다. 지난달 1일 발령받아 온 A 동장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동장은 지난달 15일 6주간의 장기 교육을 이수하러 자리를 비운 상태다.

A 동 사무장 등은 동장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간식을 준비해 선물할 계획을 세웠다. 동장은 물론, 함께 교육을 받는 이들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간식을 넉넉하게 준비하기 위해 1인당 비용은 1만7000원으로 책정했다. 이후 다른 직원과 상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쪽지를 보내 갹출을 제안했다. 다만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지면서, 실제 동장의 선물을 구입하거나 돈을 거두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구는 즉각 사과했다. 구 관계자는 “동장이 교육 전 ‘장기간 자리를 비워 미안하다’며 먼저 간식을 돌렸다. 직원들이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돈을 걷으려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이런 행위가 일부에서 관례적으로 이뤄져 왔던 것도 사실이나,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특히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돈을 걷자는 쪽지로 일부 직원의 마음이 상한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무원 조직에서 이어져 온 ‘갑질’ 문화는 부산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정구에서는 4급 서기관인 국장을 대상으로 일명 ‘모시는 날’을 강제로 운영하다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모시는 날은 하급 공무원들이 사비를 모아 상급 공무원의 점심식사를 챙기는 것으로, 공무원 조직에서 이어진 대표적인 악습 가운데 하나다. 지난 1월 북부경찰서에서도 한 부서 직원이 순서를 정해 과장(경정)의 식사를 챙기는 ‘모시는 날’ 관행을 강요받았다는 익명 신고가 접수돼 감찰이 진행됐다.

끊이지 않는 악습이 되풀이 되면서 비판 여론도 고조된다. 직장인 B(40대) 씨는 “시대가 어느 땐데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이 이런 짓을 하고 있는 지 기가 찰 뿐이다. 민간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부산 곳곳에서 악습이 무비판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거다. 더 심각한 건 스스로가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른다는 점”이라며 “우리 주변에도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의 악습은 없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6. 6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7. 7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8. 8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9. 9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0. 10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6. 6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7. 7“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생계…병원비 부담에 치료 막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