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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구덕운동장 재개발 여론 수렴 뒤 결정” 한 발 후퇴

주민·정치권·시민사회 반대에 아파트 건립 불가피 입장 선회

  •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   입력 : 2024-08-20 20:00:1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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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
- 주민동의 없인 불가한 점도 작용
- 朴시장 “합리적이고 투명한 처리”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의 반대 여론이 격화하는 가운데 부산시가 시민 의견을 물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아파트 건립에 강력 반대하는 주민 의견에 그동안 ‘막대한 사업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아파트 건립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맞서던 종전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지역 주민은 물론 시민사회, 정치권까지 ‘아파트 건립 결사 반대’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산시가 서구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추진과 관련, “시민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20일 냈다. 사진은 부산시가 추진하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조감도. 부산시 제공
시는 20일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추진에 시민 의견을 직접 듣는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시민 의견을 반영해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시는 도시환경 개선과 서부산권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서구 주민을 비롯한 시민의 요청에 따라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혁신지구로 지정받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공기금 출자·융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신속한 절차 이행과 사업비 조달을 위해 아파트 건립 계획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이 거세게 반발했다. 시는 주민 여론이 악화하자 여러 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 설득에 나서면서 아파트 건립 규모를 애초 49층 850세대에서 36층 600세대로 축소 변경했다. 또 아파트 규모와 위치 등은 조정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약 8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공동주택 건립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에 아파트 건립 계획이 포함된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맞선다. 급기야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는 지난 13일 아파트 건립 찬성 입장을 밝힌 공한수 서구청장을 상대로 주민소환제 투표 청구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신청했다.

이에 공한수 구청장은 지난 19일 “찬성하는 것은 구덕운동장 재개발이지, 아파트 건립은 아니다”며 “현재의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줄 것을 부산시에 강력히 요청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 시의 사업 추진에 찬성하던 종전의 태도를 바꿨다.
이에 앞서 지역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곽규택(서동)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지역 정치권도 반대 여론에 가세했다. 여기에다 부산참여연대 등 63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0일 부산시청에서 ‘구덕운동장 아파트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처럼 전방위 반대 여론에 직면한 시는 주민 동의 없이는 사업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줄곧 유지한 입장을 다소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주민 반대가 워낙 극심해 국토부의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도 시의 입장 선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시재생혁신지구에 지정되려면 지역 주민의 동의와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시의 공식 입장을 통해 “구덕운동장을 탈바꿈시켜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부산에만 없는 축구전용구장과 주민을 위한 공공 스포츠시설, 문화복합공간을 조성해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그러나 보다 나은 사업 추진을 위해 서구 주민을 비롯한 시민과 직접 소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하려고 한다. 앞으로 서구와 원도심의 중단 없는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추진 일지

2023년 12월 18일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혁신지구’ 후보지 선정

2023년 12월 28일

부산시, 축구전용구장 포함된 복합개발 방안 발표

2024년 5월 28일

부산 서구 주민 대상 구덕운동장 복합개발 주민공청회

2024년 6월 7일

국토부 ‘도시재생혁신지구’ 공모 신청

2024년 6월 10일

부산시의회, 구덕운동장 복합개발 사업안 심사 보류

2024년 7월 31일

곽규택 국회의원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반대 기자회견

2024년 8월 13일

서구 주민, 공한수 구청장 상대 주민소환제 투표 청구

2024년 8월 19일

공한수 구청장 ‘아파트 건립 찬성’ 입장 철회

2024년 8월 20일

부산시, 시민 의견 물어 사업 추진 여부 결정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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