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남산 끌려가 특허 뺏긴 경남 발명가…법원 “유족에 이자까지 23억 배상”

박정희 정권 ‘수출 지장’ 이유로 홀치기 염색기술 특허 포기 강요

  • 김용구 기자 raw720@kookje.co.kr
  •  |   입력 : 2024-08-25 19:30:26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9년 전 명예회복 못 하고 숨져
- 유족 “가치환산 미흡, 항소예정”

기모노 ‘홀치기’ 염색 기술 특허권을 박정희 정권에 빼앗긴 경남 출신 발명가의 유족에게 국가가 23억 원 상당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다만 유족은 특허 의장권 존속 기간이 잘못 산정됐다며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이세라 부장판사)는 직물을 실로 묶거나 감아서 염색한 뒤 풀면 무늬가 나타나는 ‘홀치기’ 기법의 발명가인 고(故) 신모 씨의 자녀 2명에게 국가가 7억3000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금액의 지연 이자까지 합하면 이들이 받는 금액은 총 23억6000만여 원으로 늘어난다.

창녕에서 태어나 마산대학교 교수로도 활동한 고인은 한 때 일본에 큰 인기를 끈 이 기법을 발명한 뒤 5년간의 소송 끝에 1969년 특허권을 얻었다. 이후 1972년 기술 모방 업체 다수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1심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배상 금액은 5억2000만여 원이다. 그러나 고인은 그해 항소심을 준비하던 중 돌연 소를 취하했다.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게 남산 분실로 끌려가 구금된 뒤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고 특허권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자필 각서 등을 쓰도록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 배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령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인이 남산으로 연행되기 하루 전 열린 수출진흥 확대회의에서 홀치기 수출조합 관계자는 상공부 장관에게 “민사 판결로 수출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언급했고, 이를 알게 된 박 전 대통령은 구제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고인은 2006년 11월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으나 각하됐다. 이후 고인은 2015년 숨을 거뒀고, 유족은 다시 진실규명을 신청해 지난해 2월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이에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배 소송에 나서 고인 사후 9년 만에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배상액은 고인이 1972년 소송에서 승소해 받기로 한 5억2000만여 원과 위자료 등을 고려해 산정됐다.

하지만 유족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할 예정이다. 유족 측 조민석 변호사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가치 환산이 미흡한 부분이 있어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4. 4[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5. 5[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6. 6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7. 7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8. 8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9. 9특검, '이의제기 없는 투표지'도 현 상태 보전 요청.. "추후 검증에 대비"
  10. 10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5. 5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8. 8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전재수 시장, 명지소각장 폐쇄 결정…“생곡소각장과 별개”
  8. 8강서구, 부산시와 명지소각장 폐쇄 협약 체결
  9. 9‘국힘 397억 원’ 달린 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생중계
  10. 10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