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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50> 연기와 연결 ; 크리에이티브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4-08-25 18:35:3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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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약 5만 년 전에 출현했다는데…. 지금까지 몇 명의 현생 인류가 살아왔을까? 인류학자들이 추정컨대 약 1050억 명이란다. 지금 세계 인구는 80억 명이다. 장구한 인류사에서 약 13%가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데…. 지금 인구수가 결코 정상은 아니다. 아무튼 1000억 명이 넘는 사람 중에서 최고의 인물을 딱 한 명 엄선하자면?

연결되어져 있기에 말미암아 일어나는 연기
부처님이 되신 고타마 싯다르타(BC 563~483)가 아닐까 싶다. 예수님인 지저스 크라이스트도 계시지 않느냐고 항변할 수 있지만 예수는 인간이 아니다. 성부-성자-성령인 삼위일체 중 성자 하나님이시다. 소크라테스나 공자도 있지만 절대지존은 아니다. 사후 그의 제자들과 후예들에 의해 신격화되기도 했지만 싯다르타는 실제의 실체적 인간이다. 인간이면서도 그의 머리카락 한 올이나 그의 발자국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하물며 그의 작은 사리 한 조각이라도, 더구나 치아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은 성지가 된다. 거의 모든 불교 경전들은 그가 하는 말을 “그렇게 나는 들었다”는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된다. 미륵불 약사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등은 석가모니불인 싯다르타에 따라 파생된 부처님들이다. 한 사람의 영향력이 무지막지하다. 그가 인간이라고 말하는 게 불경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싯다르타가 최고 지존의 인간이 된 이유는? 한마디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깨달은 자인 붓다(Buddha)라는 명칭이 중국으로 건너가 불타(佛陀)가 되었고 우리나라로 와서 부처가 되었다. 도대체 부처님은 무엇을 깨달은 걸까?

지금의 네팔 땅 작은 왕국인 카팔라국 왕자로 태어난 그는 16세에 결혼해 아들까지 얻었지만 29세에 가출해 6년 동안 극심한 고행을 한다. 하지만 다 부질없는 짓임을 반성하며 35세 때 어느 나무 아래서 명상을 한다. 드디어 깨달음을 얻었다. 그 나무가 깨달음의 나무인 보리수(菩提樹)다. 깨달은 건 형이상학적 이데아가 아니라 ‘레알’하며 리얼리스틱한 이 땅의 현실이었다. 이 세상 모든 건 다 말미암아(緣) 일어난다(起)는 사실이자 진실이었다. 그는 태어날 때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을 말했다지만…. 싯다르타는 홀로 독립되어 있는 건 세상에 없다고 선언했다. 삼라만상 천지만물은 다 얽히고 설킴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연기(緣起) 사상을 깨달은 결과다. 철저한 리얼리스트인 그는 45년 동안 제자들에게 연기의 법을 설파하며 80세에 열반(nirvana)에 드셨다.

설령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연기 사상은 현실적으로 의미 있다. 불교 신앙보다 불교철학의 키워드를 딱 하나 꼽자면 자비도 윤회도 아닌 연기다. 모두 다 말미암아 일어나니 이 것으로 말미암아 저 것이 일어난다. 결국 연기(緣起)는 모든 게 다 연결(連結)되어진 결과다. 아무 연관 없이 서로 절대적으로 여겨지는 시간과 공간도 휘어진 시공간으로, 전기와 자기도 전자기로 연결돼 있다. 에너지는 질량 및 광속과 연결돼 있다. 빛의 성질인 입자와 파동도 서로 연결돼 있다. 동물과 식물도 연결되어져 산다. 모든 과학법칙들은 요소들 간의 연결을 밝힌 것이다. 세상에 홀로 따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건 하나도 없다. 모든 게 연결-연동-연계돼 있음을 알게 되면 연기가 자연스러운 진리임을 깨닫게 된다. 싯다르타처럼 비로소 부처가 되는 것이다. 부처님처럼 성불하면 창의적 크리에이티브도 머릿속에서 춤추게 된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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