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산 등 전국에서 전문의가 응급실을 속속 떠나면서 응급의료체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예고됐던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일부 사업장의 교섭 타결과 국회의 간호법 통과로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의 A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지난 20일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했다고 밝혔지만, 계속된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하자 응급실에 남은 인력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태다. 부산의 B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도 이달 말 개인적 사유로 사직할 뜻을 병원 측에 전달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다른 지역 사정도 비슷하다. 최근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7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빅5’ 병원 등 주요 응급실도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린다. 대한응급의학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올해 추석에는 부족한 응급의료 인력으로 국민이 응급의료 이용에 많은 걱정을 하는 것을 잘 안다. 자신이나 가족이 다치거나 아프면 가까운 동네 병의원을 먼저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이 파행할 것으로 우려되자, 정부는 추석 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우선 추석 연휴 전후 2주(다음 달 11~25일)를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하고, 4000개 이상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이 기간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기존 인상분인 150%에서 추가 인상하고, 권역센터의 인건비 지원을 확대해 인력 확보를 돕는다. 이외 중증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중증 전담 응급실을 29개 권역별로 최소 1곳 이상 한시로 운영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지자체와 실시간 모니터링 보고 체계를 구축해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필수업무를 유지하는데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즉각 보완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예고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일부 사업장의 교섭 타결로 무더기 간호 인력 이탈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7개 병원 11개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타결됐다. 교섭이 타결된 곳은 중앙대의료원(2개 사업장), 고려의료원(3개 사업장), 이화의료원(2개 사업장), 한국원자력의학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시동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등이다. 이날 부산의료원 등 46개 병원 51개 사업장은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절차를 밟았다. 밤샘 교섭을 통해서 타결되지 않는 병원에서는 예정대로 29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또 이날 국회가 간호법을 통과시키면서 분위기도 반전되는 상황이다. 간호계의 숙원이었던 간호법은 의사의 수술 집도 등을 보조하면서 의사 업무를 일부 담당하는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명문화하고 그 의료 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PA 간호사가 명문화되면,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조도 간호법 통과에 환영하면서, 노사 교섭 타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간호법 제정안은 다음 달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6월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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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안이 가결되자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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