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물품의 입찰 예정가를 알려주는 대가로 고급 외제차 등을 뇌물로 주고받은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직원과 납품업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뇌물수수·입찰방해 혐의로 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팀장급 직원 A(40대) 씨와 뇌물공여·입찰 방해 혐의로 의료 물품 판매업체 대표 B(40대) 씨를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부터 B 씨에게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의료 물품을 납품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시가 3억 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무상 제공받아 약 30개월 운행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A 씨에게 고급 외제차를 리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병원 물품 납품 사업을 부당 낙찰받은 혐의를 받는다. B 씨의 업체가 A 씨에게 제공한 차량의 리스비용으로만 월 391만 원씩 총 1억17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A 씨에게서 입수한 정보를 이용해 예상 가격에 근접한 낙찰가를 써내고 2억 원에 달하는 물품 납품 사업을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1년과 지난해에는 또 다른 물품 공급 업체 두 곳에 관련 정보를 제공해 두 업체가 수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사실상 ‘입찰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들 업체가 3년 동안 부당한 방법으로 사업을 따내고 납품한 물품은 모두 28억 원 상당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B 씨 업체와 협력관계인 회사 3곳이 허위로 입찰에 참여한 사실도 추가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물품공급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공개 입찰이 2차례 유찰돼야 하는데, 일부 업체가 허위로 입찰에 참여해 유찰을 유도한 뒤 B 씨의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따낸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 씨가 B 씨에게서 고급 외제 차량 외 술값 대납하게 하거나 골프 접대를 받은 정황을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