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강 상류에서 이틀간 수백 마리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올해 여름철 폭염과 가뭄으로 얕아진 수심이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돼 관할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2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1일 수영강 상류 동천교와 세월교 사이에서 잉어 등 물고기 30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물고기가 폐사하면서 심한 악취까지 동반해,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의 불편함도 이어졌다. 시민 A 씨는 “썩은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하천을 보니 물고기가 떼로 죽어있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는 올해 여름철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얕아진 수심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주로 수심이 얕은 곳에서 물고기가 폐사했는데, 구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외부에서 오염원이 유입된 것은 아니었다. 동천교 위 상류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하천 정비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와도 관련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천수 수질도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가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하천수 수질을 의뢰한 결과 용존 산소량이 7PPM으로 집계됐다. 하천수 수질환경기준에 따르면 용존 산소량이 5PPM 이상이면 수질 등급은 ‘좋음’ 수준이다. 다른 수질환경기준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는 지난 1일부터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는 한편, 이날부터 굴착기 2대를 동원해 이 일대 하천을 준설해 물웅덩이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하류에서 물이 부족한 상류로 물고기가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영강 관리사무소 인근에 그물망을 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현재 폭염과 가뭄으로 하천에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온이 상승하면서 하천 바닥까지 드러나 물고기가 죽은 것으로 보인다. 성인 발목 정도 높이도 안 되는 수심에 물고기가 제대로 이동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선 굴착기로 물 웅덩이를 만들어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그물망을 쳐 상류로 이동을 막는 등 대책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