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출 서류 등을 조작해 100억 원대의 거액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우리은행 직원(국제신문 지난 7월 9일 자 10면 등 보도)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법원 로고. 국제신문 DB

3일 경남 창원지법에서 형사2부(김성환 부장판사) 심리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김해 모 지점의 전 직원 A(30대) 씨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A 씨는 이날 법정에서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기업체와 개인 등 고객 17명 명의로 허위 대출을 신청한 뒤 177억7000만 원을 지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조작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소액의 기업 대출을 반복했다.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질 때 피해액이 100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 등은 송치 이후 추가 조사를 벌여 정확한 범행 규모를 규명했다.

이와 함께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 개인 대출고객 2명에게 연락해 ‘남아 있는 대출 절차를 위해 이미 입금된 대출금을 잠시 인출해야 한다’고 속여 2억2000만 원을 지인 계좌로 받아 챙긴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범죄 수익 중 가상자산 구입에 150억 원을, 대출 채무를 돌려막기식으로 상환하는데 27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 측은 이날 법정에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피고인 신문 등이 진행되는 두 번째 공판 기일은 10월 15일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