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응급의료 살얼음판…추석연휴 뺑뺑이 불안감

의정갈등 200일 긴급진단 <상> 동아대병원 응급실 르포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4-09-04 20:13:27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7일이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맞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지 200일이 된다. 이른바 의정갈등의 장기화로 환자·가족은 물론 시민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지만 의사단체와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한의 상황에 몰린 응급체계 등 필수의료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국제신문은 부산지역 응급실을 시작으로, 의료 현장을 긴급 점검한다.


- 응급병상 39개→11개 축소
- 배후 진료도 원활하지 못해
- 다른 대학병원도 사정 비슷
- 전문의 사직도 줄이어 비상

4일 오전 11시 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의외로 한산했다. 밀려드는 응급 환자를 찾기 쉽지 않았고, 30분 정도마다 구급차에 환자가 실려 왔다. 그마저도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응급 환자는 아니어서, 응급 병상도 여유가 있는 상태였다. 실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응급실 가동 병상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 현안 대응 현황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부산지역 응급실 일반병상은 총 341개 중 234개가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병상 가동률은 32.4%로 집계됐다. 응급실소아병상도 19개 중 모두 쓸 수 있는 상태로 나타났다.
4일 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응급환자가 도착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응급실이 축소 운영된 데서 비롯됐다. 동아대병원은 지난 2월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이탈하자, 39개 응급 병상을 현재 11개로 축소했다. 응급 환자가 몰려드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응급 의료의 역량 밖이라 판단되면 응급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안내한다. 응급 처치 후 연계된 진료를 뜻하는 ‘배후 진료’도 전공의 이탈 이전만큼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응급실 전문의도 7명에서 지난달 1명이 사직해 6명으로 운영되는데 이마저도 언제까지 유지될지 미지수다. 동아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의 규모 자체를 줄여서 운영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환자를 보지는 못하지만, 대응은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과거에도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전문의가 부족해 배후 진료가 어렵긴 했었는데, 아무래도 전공의가 이탈한 뒤 사정은 더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응급 병상이 부족한 게 아니라 전공의가 빠진 자리를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만으로 대응하다 보니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 전문의 1명이 사직하거나 병가 등을 내고 빠지면 당장 당직 근무조차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판국이다. 이런 가운데 실제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도 잇따른다. 지난 2월 부산대병원 응급실 전문의 1명이 사직해, 현재 8명으로 버틴다. 지난달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도 응급실 전문의 1명이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했다. 이에 6명의 전문의만 근무 중이다. 최근 양산부산대병원도 어린이병원 응급실에서 소아 호흡기를 전담하는 전문의가 피로 누적 등의 이유로 당분간 응급 업무를 보지 못한다고 밝혔다. A 대학병원의 응급 전문의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응급실은 언제나 긴급하고 중요한 상황이 발생하는 곳이라 남은 의료진의 부담이 더욱 크다”면서 “이미 사태의 장기화로 의료진의 피로도와 번아웃이 심각하다. 의료진의 건강은 환자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하루빨리 정상적인 진료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은 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배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산소방재난본부의 구급대원은 “과거에도 응급실을 찾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는데, 올해는 더 심한 것 같다. 특히 부산 내 응급실을 찾지 못해 타 시·도로 이송하는 사례가 체감상 2~3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응급의료가 어려움에 놓인 것은 맞으나 붕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의정갈등 200일, 전공의가 떠난 의료 현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6. 6“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9. 9부산 1000억 문화펀드 조성…퐁피두·라스칼라는 이달 결론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4. 4[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7. 7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8. 8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7. 7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8. 8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중구 절반이 GB…다운목장 등 과감한 해제로 신성장동력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